사람은 누구나 예측하지만 잘하지는 못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로 먼저 읽어봤던 라플라스의 마녀가 영화로 나왔기에 감상해보았다. 책을 읽을지는 오래되었지만 글을 브런치에 쓴 것이 작년 5월이었다. 연구실에 다닐 때 라플라스의 법칙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조금 해본 적이 있었다. '만일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나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이것은 뉴턴의 운동법칙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설명해주고 미래까지 예언할 수 있다' 물론 뉴톤이 만든 법칙 중에 후대에 수정된 것들도 많다. 영화에서 제시되는 동력이자 과학이론으로 제시한 라플라스의 가설은 어떤 의미에서는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가 연상되게끔 해주었다.
"해부학적으로는 일반인의 뇌와 전혀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일단 작업에 들어가면 그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우선 그들은 약간 복잡한 작업이라도 대뇌의 극히 일부밖에 쓰지 않았어요. 깎고 구부리고 조립하는 등의 작업을 할 때, 보통 사람들은 대뇌를 광범위하게 써야 합니다. 약간 복잡한 작업이라면 뇌의 거의 전역을 써야 해서 누가 옆에서 말을 걸어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지요.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하면 듣기야 좋지만, 요컨대 정보처리 능력이 한계에 달한 상태인 거예요. 그런 점에서 명인이나 달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정보처리 능력에 여유가 있어서 작업을 하면서도 동시에 다양한 것을 관찰하고 생각해가면서 그것을 작업에 피드백하는 게 가능합니다. 게다가 좀 더 믿을 수 없는 사실은 그들 자신이 그걸 자각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여러 가지를 하면서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다. 여러 가지가 귀에 들려오고 여러 가지 판단을 순식간에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예측 가능한 한도에서 움직이려고 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남다른 능력이 있는 사람은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을 넘어서 다른 일을 생각하고 미래까지 생각한다. 즉 예측 가능한 범위가 일반 사람보다 훨씬 확대되는 셈이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그런 남녀의 이야기를 그려나가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직장이나 직업에 목을 매는 이유는 예측 가능한 미래가 아주 좁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너무나 주변시가 넓고 머리가 잘 돌아가서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확장은 가능하다. 자신의 확장 가능한 능력이 예측이 되면 일을 끝내는 시간 혹은 그것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거의 정확하게 예측이 된다. 특히나 머리의 리소스를 사용할 경우 일을 할 때 그 비중을 어느 정도 두어야 하는지 배분이 가능하다.
라플라스의 마녀는 소설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는 소설의 매력을 반도 못 살린 느낌이다. 물론 연기자들의 연기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소설에서 받은 그 상상력을 따라오기가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피에로 시몽 라플라스라는 수학자를 알기에 그 이론이 참 색다르면서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라플라스는 1787년 달의 가속이 지구 궤도의 이심률에 따른다는 것을 밝혀내어 태양계의 이론적 설명에 관한 마지막 난제를 해결한 사람이다. 서해는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바다다. 그 바다의 조석 문제의 설명을 포함한 태양계의 완전한 역학적 설명을 제시했으며 이 책으로 상당한 명성을 얻게 된 것도 라플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