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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3. 2018

휴식

천안의 한 카페에서...

카페들을 보면 그곳을 운영하는 가게 주인 개인 고유의 삶의 방식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더 밖으로 드러내고 큰 목소리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화려하게 뽐내는 것보다 그 공간을 편안하게 만들어 가게에 신의를 가진 사람들이 오래도록 찾아주는 그런 공간으로 가꾸어 나고 싶은 마음이 카페에 있다. 

독특한 구조물에 안에 인테리어도 나름 색다르면서도 깔끔하다. 이곳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은 평범해도 맛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들게 만든다. 

좋은 커피를 선택하는 당신의 기준은 오월의 숲에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직접 커피와 관련된 제대로 된 기계를 들여놓고 있기에 기대감이 확실하게 든다. 어디서 온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이 공간에 모여들어 두러 섞여 앉아서 따로 커피와 고요를 음미하고 있다. 

커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곳은 커피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느낌이 든다. '교토의 아침은 이노다의 커피 향기에서 시작한다'라고 하는 것처럼 천안의 향기는 오월의 숲에서 시작하기를 지향하고 있지 않을까. 오래갈수록 아름다워지는 자재만 사용해서 오래도록 커피 향기를 전하기를 바라본다. 

조그마한 소품이지만 앙증맞으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런던에나 있을 것 같은 시계탑에 영국의 전통 디자인 택시와 영국의 상징이기도 한 빨간 전화부스까지 잘 어울려 보였다. 

향기와 맛이 좋은 커피 한잔이 있다면  그것과 잘 어울리는 티라미슈도 한 조각 필요하지 않을까.  티라미수는 커피에 적신 사보이 아르디(savoiardi/savoiardo의 복수형;스펀지 핑거스) 및 마스 카르포네를 주재료로 만든 무스로 만드는데 티라미수는 이탈리아어로 '나를 끌어올린다'는 의미로 이탈리아 베네토주 트레비소의 "르 베셰리" 레스토랑에서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카페를 여러 곳 가보았지만 이렇게 규모가 있는 커피머신은 처음 본 듯하다. 

이제 오월이 오기까지 5개월 정도가 남아 있다. 지금 이 한파가 그때는 없어지겠지만 바로 여름향기가 느껴지지 않을까. 시간이 너무나 빨리 가지만 결코 변하지 않을 아름다움을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천안에는 특히 깔끔하면서도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많은 듯하다. 안면은 없는 사람들이 제 발로 찾아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책을 읽거나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생각에 잠기는 일은 사람들의 삶에 여백과 에너지를 동시에 충전해준다. 

구석구석에 있는 그림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운영자의 생각과 맛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티라미슈, 그런 맛난 것들이 그런 소비 방식이 사람들의 생활 의식을 높여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림 속의 부엉이가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입체적인 느낌의 그림 속에서 부엉이가 필자를 주시하고 있다. 

옥상의 분위기도 남다르지만 한겨울에는 잠시 분위기를 즐기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최근에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비슷한 공간에서 업을 하고 있는 여러 업종의 종사자들끼리 느슨하게 연대하고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 휴식을 할 수 있는 잠시의 여유를 통해 인생을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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