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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5. 2018

방조제

길과 땅을 만드는 일

누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10년 후가 걱정된다고 말이다. 먹고사는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려고 하니 걱정이 되는 것이다. 먹고사는 것은 어떻게든 간에 할 수는 있다. 해안에 밀려드는 조수(潮水)를 막아 간석지(干潟地)를 이용하거나 하구나 만(灣) 부근의 용수 공급을 위하여 인공으로 만든 제방인 방조제는 주로 서해 쪽에 많이 만들어졌다. 방조제는 길과 땅을 만드는 일이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충청수영로 소성 삼거리에서 천북면을 잇는 방조제는 대천해수욕장에서 무창포로 가는 드라이브를 시원스럽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보령에 적지 않은 면적의 농경지를 만들어주었다. 사람이 살 수 있는 길을 만드는데 방조제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방조제에 주차할 수 없는 도로지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방파제를 따라 걸어보면 바다의 짠내를 맡으면서 분위기에 젖어볼 수 있다. 특히나 방조제의 끝자락에는 요트장이 있어서 때론 요트 체험을 해볼 수도 있다. 

지금 방조제 중 가장 큰 규모는 1932년에 축조된 쥬더지 간척사업이지만 우리 역사에서 오래전에 방조제와 비슷한 둔전 사업을 한 적이 있다. 고려시대인 1256년에 군량미 확보를 위해 강화도에 방조제를 축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경기도와 충청남도를 연결하는 교통로로 이용되는 것도 방조제의 역할이기도 했다. 보령의 방조제 안쪽은 멀리 돌아가야 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길이 나서 한 번에 보령의 끝자락까지 도달할 수 있다. 

보령쌀도 맛있기로 유명한데 그 보령쌀도 방조제로 인해서 대량 생산될 수 있었다. 저 안쪽으로 가면 최치원이 자주 머물렀다는 맥섬이 있는데 방조제가 있기 전까지 그곳까지 물이 들어갔었다. 과거에 바다를 막아 농경지를 만드는 간척사업은 한반도 지도를 바꾸는 대공사였는데 지금은 충남에서는 역간척을 하고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다. 방조제에서 바라보니 보령의 앞바다와 인적 드문 이곳 방조제 위의 둑도 고요한 가운데 날이 좋지 않아 물과 하늘은 먹색을 뿌려놓은 것처럼 보인다.  보령 요트경기장에서 방조제의 끝자락까지 걷는데 30분이면 되며 시간이 되는 분들은 보령의 대표경관을 자랑하는 죽도도 들려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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