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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6. 2018

서구의 적벽강

대전 서구 노루벌 거닐기

자연은 겨울이 되어야 경치의 진가를 알 수 있고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야 그 사람만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그것은 변함이 없다. 상황이 좋을 때 가을 단풍이 울긋불긋하게 색이 들었을 때 어디를 가도 멋스럽다. 사람 역시 좋은 상황에서는 누구나 사람 좋다. 금산에 가면 적벽강이라는 곳이 있는데 금강의 줄기가 휘감아 돌아가면서 멋스러운 경치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대전 서구의 끝자락에도 금산의 적벽강만큼이나 여유 있게 돌아볼 수 있는 여행지인 노루벌이 있다.

노루벌에 흐르는 물도 흘러 흘러 금강에서 합류한다. 노루벌은 대전 서구 흑석동 530-8에 있는 곳으로 무료로 캠핑을 즐길 수 있어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찾아와서 캠핑을 하고 있다. 

그냥 자연스럽게 놓여 있어도 좋은 이곳이 2019년에 또 다른 모습으로 바뀔 예정이다. 올해  국토교통부 주관 2019년 개발제한구역 환경·문화 공모 사업에 '노루벌 구절초와 반디의 숲 체험원 조성 사업'이 최종 선정된 것이다. 총 9억 원의 국비가 확보되었다. 이곳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한적십자 청소년수련원은 서구 흑석동 산 95-1 외 6필지 총 16만 1614㎡ 면적으로 조성되었는데 그곳이 사업대상지다.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무주 하면 반딧불로 유명하지만 대전에서도 노루벌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반딧불이 3종 모두가 출현하는 도심 인근 청정지역으로 생태자원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교통부 사업에서 9억 원과 올해 환경부의 생태보전 협력금 반환사업으로도 선정돼 5억 원까지 합치면 14억 원으로 화목류와 초화류를 심어 순환산책로 2.2km를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내에서 출발해서 이곳까지 오는 길은 갑천 누리길이다. 갑천누리길이며 구절초길이며 반딧불이 함께하는 곳으로 노루벌 일원이 서구를 대표하는 생태자원으로 자리 잡게 된다. 

날이 추운지 위에는 살얼음이 살포시 덮여 있었다. 2020년 국토교통부 10억 원 규모의 공모 사업도 있으니 앞으로도 대전시민들을 위한 힐링 공간으로 계속 바뀔 예정이다. 

노루벌 야영장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면 메타쉐콰이어 나무가 산책자를 맞이해준다. 메타쉐콰이어 길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생태길 초입에서 분위기만큼은 그럴 듯 해진다. 

노루벌의 지역명은 곤충이름이기도 한데 애벌레가 살아 있는 노루의 가죽 속에서 자란 후 성충이 되어 가죽을 뚫고 나오는 기생벌이 노루벌이다. 구봉산을 배경에 두고 굽이처 흐르는 갑천을 한눈에 보려면 구봉산으로 걸어서 올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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