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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9. 2018

추어(鰍魚)

흙바닥에서 나온 건강식

개흙 같은 흙바닥과 수초 덕에 미꾸라지는 흔한 고기인 미꾸라지는  튀겨 먹고, 구워 먹고, 삶아 먹고 끓여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것을 고아서 먹기 시작한 것이 추어탕이다. 추어탕을 된장찌개처럼 흔하게 끓여 먹으며 영양을 보충했는데 지금은 삼계탕에 못지않는 보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미꾸라지를 푹 고아서 걸러낸 것과 닭국물을 함께 섞어서 간장·고추장·후춧가루로 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다. 

몸에 좋다는 부추를 넣어도 좋지만 역시 메인인 추어탕은 미꾸라지가 중요하다. 산 미꾸라지로 요리하여야 하며, 미꾸라지 냄새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7월에서 11월경까지가 제철인데 이때가 가장 살이 찌고 맛이 좋은데 그래서 추어탕이라고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추어탕과 참 잘 어울리는 반찬이다. 마늘장아찌는 건강을 저장하는 느낌이 좋아서 올해 담아보기도 했다. 마늘장아찌는 서산과 의성마늘로 하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의성과 서산의 마늘은 마늘은 알이 단단하고 쪽과 쪽 사이에 골이 뚜렷해서 맛이 좋다. 

주문한 추어탕이 나왔다.  얇은 6쪽 마늘을 소금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 뒤 식초물을 붓고 숙성시킨 장아찌와 너무나 궁합이 좋다. 오래 둘수록 맛이 순해져 먹기 좋아지는 것은 음식을 만들 때 오래 고아서 만든 추어탕과 잘 맞는다. 

미꾸라지는 특히 발기가 되지 않을 때 끓여 먹으면 치료가 된다고 본초강목에서 언급하기도 했으며 가을이면 살이 통통하게 올라 단백질이 풍부해진 미꾸라지가 식욕을 돋우고 기운을 보강해주는 것은 의학적인 바탕이 있다. 


“예전 선술집은 대개 하급 노동자들만 먹는 곳이요, 행세깨나 하는 사람들은 별로 가지 않았지만 지금은 경제가 곤란한 까닭인지, 계급 사상의 타파인지 노동자는 고사하고 말쑥한 신사들도 요릿집 다니듯이 선술집을 다닌다. 선술집이 많은 중에도 화동(花洞)의 추어탕 집은 술맛도 술맛이거니와 여름 휴업 시기를 제외하고는 항상 추어탕이 있고 다른 곳보다 별미여서 누구나 한 번은 가려고 한다” - 별건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말도 있지만 미꾸라지로 만든 음식 추어탕은 영양식으로 그만이다. 고려시대에는 백정으로 불렸다가 조선시대에 와서는 백성으로 일컬어지는 최하층 계급들은 추어탕을 즐겼다고 한다. 한양에서는 성균관의 반인(泮人)들이 즐겨 먹었다고 하는 것이 나온 것을 보면 오래전부터 우리네 음식문화로 자리매김했음을 알 수 있으며 서민들의 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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