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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2. 2019

감상 포인트

문경 한국 다완 박물관

처음에 갔을 때는 시간이 지나서 못 보고 다른 날 갔을 때는 닫혀 있어서 보지 못했던 문경 다완 박물관을 드디어 들어가서 보았다. 다완 박물관에는 찻사발을 고르는 눈과 감상 포인트를 배워볼 수 있는 곳이다. 찻사발은 여주나 이천의 도자문화와 다르게 투박하면서도 소박함이 있어서 좋다. 물론 가격대가 비싼 찻사발도 있지만 지나친 잔재주나 수다스러움이 없는 조촐하고 소박하고 호젓한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문경에 사시는 분들은 한국 다완 박물관이 있는 이곳이 옛날의 문경의 중심이었다고 말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문경읍과 점촌을 구분해서 말하기도 한다. 대전으로 말하면 신탄진과 둔산동의 구분 정도라고 보면 될 듯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깊이가 깊어진다. 자주 보고 자주 만나다 보면 그 속에 숨은 미를 찾을 수 있다. 찻사발 역시 그 형태가 조형미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굽의 모양이나 크기의 선을 보고 굽 위로 뻗어 나간 몸통선의 힘과 굽이 어떤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를 봐야 시각적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이 만들어도 그리고 하나의 흙으로 구어도 그리고 하나의 유약으로 발라도 찻사발은 모두 그 형태나 색감이 다르다. 인생에 비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찻사발이 그럴진대 사람은 오죽하겠는가. 

개인적으로 중량감이 느껴지는 찻사발이 좋아하는 편이다. 다완이 꼭 대칭일 필요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대칭이 좋지만 비대칭도 나름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찻사발을 만들기 위한 좋은 흙을 고르는 업에 종사하지 않아서 어떤 흙이 좋은 흙인지는 명확하게 알지는 모르지만 좋은 흙을 사용하여 만든 다완은 열전도가 적당하게 전달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인공적이 아닌 자연 유약을 사용하면 자연의 색과 질감을 낼 수 있다. 

보통은 설명을 들으면서 보는 것보다 직접 보고 감상해보고 유약의 상태나 그 결을 눈으로 보고 다시 뷰파인더로 바라본다. 

희한하게 모든 것은 하나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음식을 만드는 것이나 다완을 만드는 것은 자세히 보면 공식이나 정해진 룰로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또한 차를 좋아해서 어디를 가던지 간에 차를 맛보고 가격대 가성비가 좋은 차가 있으면 구매하는 편이다. 필자 손에 들린 것은 이렇게 포장이 되어 있는 차 포장을 뜯는 데 사용이 된다. 

문경이나 다른 지역에 있는 명장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다. 수많은 모양과 색감의 찻사발들이 가득하다. 가마 속에서 탄생하여 사용을 거듭한 찻사발이 차 색에 따라 표면의 색을 변화시키는 것은 다완의 경치라고 한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그릇들은 원색이나 다양한 색감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되면 가격대 가성비가 나오지 않기에 대량생산이 쉽지가 않다. 음식이 손맛이듯이 찻사발 역시 손맛에 의해 좌우된다. 

드디어 차를 마시는 다도의 공간으로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찻사발의 문화는 문경과 하동에서 많이 접했다. 차 문화는 일본이나 중국이나 한국 역시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발전했지만 이름은 다르다. 차를 마시는 도가 있는 다도의 일본, 차를 잘 끓여서 자신의 마음, 손, 눈, 입으로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스스로 느낀다는 중국, 그리고 한국의 전통 차 의식이며 예절이 담긴 다례가 있다. 

한국의 다완은 신라시대의 다완인 경주 안압지 출토 언정영명 분장토기 다완이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흑유다완, 퇴화문다완, 조선시대에는 청화백자다완, 덤벙분장다완, 반담금다완, 인화분청다완 등 다양하게 제작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있는 다완 중 상당수는 법심스님이 수집한 것으로 전국의 유명 도요지를 다니며 다완 수집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는데 무려 이곳에 영구 수장된 것이 1,000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 

2층에는 관음요 및 문경의 다양한 도자에서 만들어진 다완과 도자기 등이 전시되어 있고 일부 구매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다완은 사람에 따라 보는 미적 관점을 다르겠지만 차를 마시기 전에 다완의 모습을 탐미하면 그 차 맛이 더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다완은 자세히 보면 볼수록 또 보지 않아서는 안될 중요한 부위가 있다고 한다. 다완의 명소라고 하는데 아직 식견이 짦아서 모두를 알지는 못한다. 

찻잔은 입술과 다전 닿음, 다행주 닿음, 안울, 다괘임으로 구성되어 있고 찻잔을 뒤집어서 보면 팽이 끝 모양, 포갬눈자국, 굽술.포갬자리, 굽안으로 구분이 된다. 이날 가져가서 읽은 책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의 한 구절을 적어본다.


"그대들 중에는 즐거움을 좇을 만큼 젊지 않으나 즐거움을 되새길 만큼 늙지도 않은 이가 있습니다."


한국 다완 박물관 

관람시간 1-:00 ~ 18:00 (휴관 : 신정, 설날, 추석 당일)

관람료 전체 관람 무료

점심시간 12:00 ~ 13:00 / 애완동물 입장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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