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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1. 2019

'왜'라는 질문

박경리 기념관에서 만난 문학

작가와의 대화가 있는 곳은 전국에 적지 않은 곳이 있다. 그중에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세상을 살아왔던 작가 중 박경리가 있다. 통영에는 박경리 기념관이 있는데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그곳에 가서 글쓰기를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고하는 것은 능동성의 근원이며 창조의 원천이다."


고향 통영을 배경으로 한 소설 ‘김약국의 딸들’을 통하여 한 가족의 몰락 과정을 다루며, 작가의 작품 세계에 하나의 분수령을 이루었던 박경리 기념관은 처음 통영이라는 곳을 여행 왔을 때는 없었던 건물이다. 당시에는 박경리 묘소만 있었는데 지금은 그녀의 흔적이 담겨 있는 만들어져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박경리의 문학의 대표작은 누가 뭐라 해도 토지다. 하동에 가도 만나는 토지, 원주에 가도 만나는 토지, 통영에 가도 토지의 흔적이 면면이 이어지고 있다. 그녀의 문학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게 하는 기존의 관습과 제도 및 권력과 집단에 대한 비판이 있다. 

한국인들은 특히 오늘날에는 욕망의 노예가 되어 존엄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정말 숭고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남들보다 나아 보이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존엄성은 바로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숭고한 것을 지키는 것" 토지의 주인공이었던 서희는 바로 이 존엄성을 이 존엄성을 지키려는 가장 강한 의지의 인물로 등장한다. '왜'라는 생각 혹은 질문을 언제 해보았는지 기억할 수 있는가. 1월 1일이 되고 항상 하던 그 질문을 또 해보았다. 어떤 작품에서든 갈등과 모순 운명과의 싸움이 전개된다고 한다. 

글을 쓰는 것은 왜라는 질문을 제대로 던지기 위한 문학으로 이어지게 된다. 문학 혹은 소설은 실제가 아니며 사실도 아니지만 그러면서도 진실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소설은 창작이 되는 것이다. 문학은 삶의 진실을 추구한다고 한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생명은 다 아름답습니다. 생명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능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물질로 가득 차 있습니다. 피동적인 것은 물질의 속성이요. 능동적인 것은 생명의 속성입니다." - 박경리 마지막 산문

원주에 가면 그곳에서 거주하면서 작품을 써갔던 공간이 보존이 되고 있다. 이 서재는 그곳을 비슷하게 만들어서 조성해둔 곳이다. 예전에 원주 갔을 때 가본 기억이 난다.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단독주택이었다.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 TV에서 일방적으로 Push 해주는 것을 보고 먹고 여행을 즐기다 보면 생각하는 시간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생각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또 배제한다고 한다. 자기 자신과 자주 마주 앉아보면 생각의 힘이 조금씩 자라난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며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하기 전에 세상을 떠난 분이라서 만나본 적은 없다. 지금은 건너갈 수 없는 곳에서 삶의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 살아 있는 말과 살아 있는 문장은 그 방법에서 별개라고 한다. 문장에는 응축이 되어 있지만 말은 풀어가야 한다. 지인과의 최근 대화중에 문장으로 모두 전달되지 못한 것은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 

현실에서 모든 대상은 하나하나가 모두 새로움을 준다. 자주 보던 여행지도 그 공간을 헤치고 들어가다 보면 만나지 못하던 것을 만날 때가 있다. 작가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대상을 만들어보며 그것이 소망이고 꿈이며 또 끝없는 미래라고 한다. 

가끔 왜 이렇게 힘든가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박경리 역시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슬픔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슬픔을 사랑하고 있는 대로 견뎌낸 사람의 모습이다. 

정직하게 사물을 보고 세상을 보라는 박경리 작가의 말을 마음에 담고 떠난다. 스스로의 자유로운 정신에서 작가는 태어난다고 한다. 통영분들을 보면 참 여자분들도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항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기질도 진취적이면서 모험심이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통영의 색채가 진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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