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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6. 2019

순대

전투식량에서 한국의 맛으로 

순대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순대를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맛있는 집이라면 괜찮다. 특히 사는 지역에서는 맛있는 순대를 찾을 수가 없어서 순대를 먹지 않지만 가까운 지역에 자리한 병천에 먹을만한 순대들이 있어서 그곳에 가서 먹는 편이다. 3대에 걸쳐서 순대를 한다는 병천의 한 순대집을 찾았다. 순대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조선시대 '시의전서'에서 도야지 순대로 순대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것이다. 

순대의 고장답게 모든 순대의 가격대는 약간 있는 편이다. 음식점마다 다르지만 12,000~14,000원 정도로 병천순대 음식점들에서 구매할 수 있다. 나름 선물을 받는 것처럼 패키징이 되어 있다. 순대는 지역별로 다르게 발전해 왔다. 함경도에서 유명한 통심이는 명태를 이용해서 만든 순대이며 강원도의 아바이순대는 돼지 내장 순대로 유명하지만 오징어순대로 따로 있다. 천안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용인에는 백암순대가 유명한데 돼지 내장에 콩나물, 두부, 숙주 등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병천순대는 5일장으로 유명해져서 지금은 연중 먹을 수 있는 순대다. 소장을 이용해서 만드는데 찹쌀, 마늘, 파, 고추, 당면 등 15~20가지의 양념이 들어가는데 음식점마다 조금씩 다르다. 순대가 만들어진 설에서 가장 유력한 것은 원나라 즉 몽고에서 시작했다는 설이다. 몽고의 전투식량을 게데스라고 부르는데 영양도 풍부하고 이동할 때 쉽게 먹을 수 있어서 관장이라는 음식을 먹었는데 원대의 기록에 의하면 관장은 오늘날의 순대와 유사하다. 

개인적으로 먹을만한 순대로 천안의 병천순대와 제주도의 순대, 강원도 오징어순대, 아바이순대, 경기도 백암순대 정도로 기억한다. 식은 순대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돼지고기의 특수부위인 도새기 머리 고기를 국물에 넣고 데우면 식힌 순대뿐만 이 아니라 특수부위의 쫄깃함도 같이 즐길 수 있다. 

이것저것 갈아서 만든 소시지는 짠맛이 너무 강해서 자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맛이 좋은 순대는 식물성과 동물성을 모두 균형 있게 배합한 영양식품이다. 철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어린이나 여성, 임산부에게 적합한 영양식품이라고 한다. 

가격대가 약간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영양가가 넘치는 순대는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 좋다. 돼지의 내장이나 간, 머리 부위 등도 어떻게 삶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병천순대 혹은 아우내 순대로 불리는 그 맛은 한입 베어 물면 제사상에 올려진 돼지머리처럼 절로 웃음이 나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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