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r 01. 2019

일석삼조

가격, 맛, 다양한 통영의 색

통영 가면 다양한 해산물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아직도 통영은 겨울의 맛이 살아 있는 곳이었다. 통영 굴을 맛보고 대도시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광어나 우럭이 아니라 줄돔 정도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통영 중앙시장이다. 

양쪽으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꿀빵 집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는 중앙에 중앙 전통시장이 있다. 이전에 왔을 때는 이면도로에 들어가서 음식점을 찾아보았으나 이번에는 중앙 전통시장으로 들어가서 회를 즐겨보기로 했다. 2인 기준으로 식사와 회를 즐기려면 4~5만 원 정도면 된다. 

통영 중앙 전통시장에는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냉동 해산물이다. 얼려서 오랜 시간 유통할 냉동 해산물이 없다는 것은 빠르게 유통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바다와 근접해 있어서 신선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통 대도시의 대형마트에서는 전복 크기가 1~2종류에 국한이 되지만 통영시장에서는 전복의 크기가 10개로 구분이 될 정도로 다양한 크기의 전복들이 있다. 

도시에서는 자그마한 굴 봉지만 보다가 통영에 오면 큼지막하게 포장해놓은 굴 봉지를 보면 마음이 넉넉해지는 느낌이다. 이 한 봉지만 있어도 다양한 굴요리를 먹어볼 수 있다. 생굴, 굴 미역국, 굴무침, 굴튀김까지 해서 먹어도 충분한 정도의 양이다. 

굴은 연하므로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고 구입하고 나서 싱싱할 때 빨리 먹어야 좋은 맛이 난다. 굴 미역국은 냉동으로 해서 먹으면 비린 맛이 나서 먹기 힘들다. 그래서 굴 미역국은 겨울철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굴의 향을 즐기며 좋아하여 겨울철에 굴을 먹고 봄을 맞게 된다. 

이날 먹고 싶은 회는 바로 줄돔이었다.  바다낚시 4대 어종으로 감성돔, 참돔, 벵에돔, 돌돔을 꼽는데 이들 중 최고를 가리자면 단연 돌돔이라 말할 수 있다. 갯바위의 제왕인  고급어종인 줄돔은 살이 탄탄하여 횟감으로 최고의 식감이 좋다. 

앞의 가게에서 어종을 선택하고 돈을 지불하면 바로 지근거리의 식당에서 1인당 가격을 지불하면 된다. 이 식당들은 12시까지 영업하니 시간 걱정하지 않고 찾아가도 좋다. 

회를 먹다가 물회 양념을 주문하면 즉석에서 남은 회를 넣어서 물회를 만들어 먹어볼 수 있다. 가격과 맛에서 만족하고 회와 물회, 물회에 말아먹는 밥까지 먹어볼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고 생각할만하다. 보통 줄돔이라고 생각하는 물고기는 통영에서 시바라치라고도 부르며 경상남도 다른 지역에 가면 아홉동가리라고 부른다. 

회를 넣고 잘 비벼보았다. 물회의 기본은 신선한 야채와 바로 양념이다. 양념이 생각보다 맛이 좋은 편이었다. 다음 요리는 물회를 만들어봐야 할 듯하다. 된장물회로 갈지 양념 물회로 갈지만 선택하면 된다. 

어느 정도 먹다가 밥을 주문해서 말아보았다.  제주의 물회는 날된장과 보리밥을 발효시켜 만든 쉰다리 식초의 맛이 강한 음식이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고춧가루를 베이스로 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일이 바쁜 어부들이 배 위에서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하기 위해 고추장이나 된장에 무친 회를 물에 부어 마시듯이 먹었던 것에서 유래한 것이 물회다. 

매거진의 이전글 100주년 기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