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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7. 2019

참게의 맛

속 시원한 그런 맛이 좋다. 

충남에서 민물요리를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논산의 탑정호 인근 음식점이 있다. 가끔 먹으면 맛이 좋은 참게 매운탕을 먹기 위해 탑정호를 가끔 찾아가기도 한다. 문득 민물매운탕을 먹고 싶다는 지인의 말에 탑정호로 발길을 해보았다. 민물에 사는 참게의 수명은 보통 7~10년 정도를 사는데 바다에서 아주 잠깐 살다가 민물로 올라와서 사는 민물 생물이다. 참게를 한자로 ‘해(蟹)’ 또는 ‘천해(川蟹)’라 일컫는데 자산어보(玆山漁譜) 에는 ‘참궤’로 표기하여 참궤의 특성과 포획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논산의 모범음식점이기도 한 이곳을 찾아온 것은 오래간만이다. 미세먼지가 있더라도 야외로 나와서 음식을 먹는 것은 무언가 개운한 느낌이 든다. 그러고 보니 한국사람들은 유독 순위를 매기는 것을 좋아하는 느낌이다. 물 역시 등급으로 구분한다. 등급이 결정되는 기준은 수소이온 농도(pH),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1], 용존산소량(DO), 화학적 산소 요구량(COD), 부유물질량(SS), 카드뮴, 시안, 비소, 수은 등이 들어 있는 기준으로 결정된다. 1 급수, 2 급수, 3 급수, 4 급수, 5 급수, 급수 외(外)로 나뉜다.

주문한 참게 매운탕이 나왔다. 참게만으로도 시원한데 민물새우를 넣으니 그 시원함이 더 배가 된다. 게다가 매콤하게 먹으라고 청양고추를 넣으니 마치 해장하는 느낌마저 든다. 지인은 밥 대신에 반찬과 메인 요리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항상 밥은 1.6인분 정도를 먹는 듯하다. 

반찬들도 정갈한 편인데 보통 민물 생물이 메인이 되는 경우 자극적인 것보다는 살짝 입맛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찬이 좋은 편이다. 

참게는 꽃게에 비해서 크기가 작기 때문에 먹는 것이 쉽지가 않지만 그 조그마한 살을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찰진 느낌이 있어서 맛이 좋다. 보통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민물 생물이 거주할 수 있는 물의 등급은 2 급수와 3 급수이다. 2 급수에서는  은어(어류), 쉬리, 꺽지, 쏘가리, 피라미, 다슬기가 살고 3급은  붕어, 메기, 잉어, 미꾸라지, 참게 등이 살 수 있다. 

참게는 참 맛이 좋지만 참게를 생으로 먹으면 폐디스토마의 피낭유충 때문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부여를 대표하는 시인인 신동엽이 참게를 생으로 먹었다가 간에 문제가 생겨 세상을 떠났다.  참게는 참게장, 참게 젓, 참게 구이, 참게 찜, 참게탕으로 먹을 수 있는데 참게장의 경우 간장을 끓였다가 식힌 후 깨끗이 씻은 참게를 담근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먹어야 한다. 

참게 매운탕을 먹고 앞에 있는 논산의 특산품을 팔면서 커피 등을 파는 곳에서 커피와 제철 딸기 주스를 하나씩 들고 탑정호를 거닐기 시작했다. 

갑자기 온도가 확 올라가서 무려 16도에 이르렀다. 덕분에 우리의 곁에서 곤충들이 함께 동행하는 것을 만류하지 못했다. 곤충들이 어찌나 많은지 걷는데 방해가 될 정도였다. 적어도 데크길에 곤충이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무언가의 조치가 필요할 듯하다. 

이곳저곳을 걸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 사는 이야기, 먹는 이야기, 곤충 이야기가 이어졌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덕이 뛰어난 선비는 군주라도 그를 신하로 삼을 수 없고, 아버지라도 그를 자식으로 삼을 수 없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런 하트 표시는 보지 못했는데 못 본 사이에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만들어져 있음을 보게 된다. 

이곳은 배를 대기 위한 곳이라기보다는 나무가 너무 가까이 있고 수영하라고 만들어진 계단이라고 보기에는 탑정호의 물의 등급이 낮은 편이고 무슨 용도일까 생각하다가 누군가가 빠지면 구해주기 위해 내려가는 사람을 위한 곳이라고 추정해본다. 

탑정호 같은 시설은 치수사업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중국의 우임금은 물을 다스림에 있어서 물의 자연스러운 본성을 따라서 다스렸으므로 사해를 물을 받아들이는 곳으로 삼았다고 한다. 물이 거꾸로 흘러가는 것을 홍수라고 하는데 큰 물이 진 것이므로 사람에게 해를 입힌다. 우주에도 사람을 보내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물을 관리하는데 항상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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