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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0. 2019

홍매화와 차

구례 화엄사에서 느낀 봄

전남의 구례에는 화엄사라는 대표적인 사찰이 있다. 화엄사의 화(華)가 빛나고 아름다우며 아름답다는 의미가 있듯이 그곳에는 봄에 피는 아름다운 꽃 홍매화가 있다. 화라는 한자를 보면 활짝 핀 꽃송이를 나타낸 것으로, 아래에는 줄기와 잎사귀를 나타내고 있다. 


“진흥왕 4년에 연기조사가 세웠으며, 백제 법왕이 3,000명의 승려를 주석하게 하였다” - 구례 속지(求禮續誌) 

지금 남아 있는 화엄사의 현존 건물은 각성이 중건한 17세기 이후의 것이다. 보물 제299호인 구례 화엄사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건물로서 조선 중기에 조성된 삼신(三身)의 삼존불(三尊佛)이 봉안되어 있으며, 1757년에 제작된 보물 제1363호 화엄사 대웅전 삼신 불탱(華嚴寺 大雄殿 三身佛幀)이 있다. 


밖에 나가면 꼭 아침을 먹는데 이날은 아침에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가 있어 한 그릇 반을 먹었지만 열심히 있는 힘을 다해 돌아다니다 보니 시장기가 도는 것이 느껴진다. 화엄사를 보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화엄사에서 먼저 만난 문구들은 불견, 불언이었다. 작일에도 술 먹고 험한 말을 하며 소동을 피는 사람을 포장마차에서 보았다. 험한 말을 필경에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필자는 소중한 사람을 제외하고 보통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별로 없다.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옳고 그름을 볼뿐이지만 남이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 하는 사람도 많다. 

창건과 중건에 대한 의문이 분분할 때 1978년 신라 경덕왕대의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新羅白紙墨書大方廣佛華嚴經)가 발견되면서 의문이 풀렸다. 이 사경의 발문에 의하여 연기는 황룡사(皇龍寺)의 승려로서 754년(경덕왕13) 8월부터 화엄경사경을 만들기 시작하여 이듬해 2월에 완성시켰던 실존인물임이 밝혀졌다. 

화엄사는 템플스테이 수련원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화엄사는 1424년(세종 6)에 선종대본산(禪宗大本山)으로 승격되었지만, 임진왜란의 병화로 완전히 불타버렸고, 석경(石經)마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고 한다. 

화엄사의 다른 이름을 굳이 붙여본다면 홍매화가 아닐까. 이곳으로 오는 여행객들은 화엄사 =  홍매화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화엄사의 경내 건물 중 각황전은 국보 제67호로 지정된 매우 유명한 건물이며 현존하는 목조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그 웅장한 외양이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이곳에서는 약대추차를 파는데 그냥 장난삼아 담당공무원에게 조그마하게 말을 건넸다. 내 이곳에서 파는 대추차는 잘 마실 자신이 있는데 사주겠냐고 말이다. 

20대의 이분은 대전에서 산 적이 있다고 한다. 필자가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을 가고 싶다고 하여 제한된  시간 안에 생각을 전해주었다. 글로 세상을 산다는 것은 필경 자유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만이 좋아하는 글과 다른 사람도 공감해주는 글에는 차이가 있다. 둔산지역이 개발되면서 많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하니 아빠한테 들었다는 소리를 듣고 대꾸해주었다.


"외모는 젊어 보이는데 내가 나이는 참 많이 먹었소."

이곳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일주문을 지나 약 30˚꺾어서 북동쪽으로 들어가면 금강역사, 문수, 보현의 상을 안치한 천왕문에 다다르는데 금강문과는 서쪽 방향으로 빗겨 놓은 것이 독특해 보였다. 

화엄사의 홍매화가 일찍 피기 시작했다. 구례군의 홍매화뿐만이 아니라 전국에서는 홍매화를 주제로 한 관광지들이 적지 않고 축제도 여는 곳도 있다. 붉다 못해 검붉은 색으로 '흑 매화'로도 불리는 화엄사 홍매화는, 수령 450년의 고목이며, 천연기념물 485호로 지정돼 있다고 한다. 

홍매화의 꽃잎은 다섯 장이다. 각장마다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다섯이라는 숫자의 의미가 있는 구례 화엄사의 금년 홍매화 만개 날짜는 대략 3월 20일 ~ 25일경으로 예상이 된다. 

화엄사 경내에 자리한 석등의 규모나 오래됨이 남다르다. 화엄사각황전앞석등은 국보 제12호. 높이 636cm. 기단부·화사석·상륜부를 모두 갖춘 완전한 형태의 팔각석등으로 현존하는 우리나라 석등 가운데 가장 크고 한다. 

화엄사에서 유명한 것은 또한 야생차를 마음껏 마셔볼 수 있는 것이다. 이날 처음 보는 일행 속에 혼자 끼어들어가 말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한 한국 여성분이 일본에서만 20년을 살다가 잠깐 휴가차 나와서 지인과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일본문화를 이야기하던 중 왜 기독교가 유독 일본에서 퍼지지 못했음을 궁금해하기에 그들은 조상이나 기술을 가진이를 신으로 모시기도 하고 자신들은 하늘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기에 기독교가 자리할만한 틈이 없다고 말해주었다. 그것은 신사의 입구로 들어가는 도리이와도 관련이 있다. 이야기하던 도중에 일본에서 온 분에게 갈만한 여행지로 잔멸치 덮밥이 유명한 에노시마를 추천해주었다. 

차를 1차로 마시고 2차로 마시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왔다. 차는 아무리 과해도 건강에 좋기만 하니 많이 마셔도 좋다. 이날은 차와 관련된 이야기가 주된 주제였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한 차와 관련된 전쟁이 언급되었다. 근대에 차로 인한 전쟁은 1773년 4월 영국의회가 차조례를 통과시켜 대중 음료인 차에 세금을 부과하자 이에 대해 식민지인들이 가장 강력히 저항한 사건인 보스턴 차 사건과 아편전쟁을 촉발하게 한 중국과 영국의 홍차 전쟁이 있었다. 보스턴 차 사건은 미국 독립전쟁을 촉발시켰으며 아편전쟁은 청나라를 패망하게 만들었으며 홍콩을 영국이 100년 동안 점유하였으며 중국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 속에 종속적 시장으로 편입되는 반(半) 식민지화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어 영국과 미국의 묵인속에 이어 한반도도 일제강점기에 들어가게 된다. 

전라도에는 차로 유명한 곳이 많다. 그리고 그 인접지역에도 차 시배지가 있다. 차 시배지인 하동과 강진의 차, 구례의 차는 모두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하동에서 화엄사에 이르는 19번 국도변(약 35㎞) 에는 가로수로 벚꽃나무가 심어져 매년 3-4월 벚꽃이 만개할 때면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있기에 주말에는 적지 않은 차량이 이곳을 방문하니 주말보다는 평일에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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