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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6. 2019

희망을 봄

3.1 운동 100주년 기념전

희망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으로 작용되었을 때 가장 큰 에너지를 발휘한다. 독립기념관이 자리한 천안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는 3월 1일부터 4월 14일까지 희망의 봄이라는 주제로 전시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전의 이름을 보니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전혀 의미가 달라짐을 보게 된다. 전시전의 이름인 '희망을 봄'은 희망을 볼 수 있다. 희망을 보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희망 봄'은 말 그대로 희망이라는 단어 혹은 어떤 대상, 현상을 보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희망의 봄'이라고 이름이 붙여지면 이미 많이 진척이 된 상태를 의미하거나 이름을 명명해놓은 것이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해서 희망을 공감하고 사회 속 예술의 의미와 역할을 되짚어 봄으로 일제강점기의 기억을 상기시키며 독립에 대한 염원을 이야기하고 나아가 남녀노소, 계층, 종교 등을 초월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된 그 정신을 통해 이 시대 작동되고 있는 3.1 운동의 정신, 희망으로 꽃 피우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2019 희망을 봄의 기념전에는 10명의 작가(강기훈, 강영민, 김성수, 손장섭, 박병춘, 안종임, 장욱진, 전영화, 정석희, 정형대, 지희킴, 류준화)가 참여하였다고 한다. 


"개인과 사회는 역사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사회는 개인들로 구성되며 개인들이 오로지 한 사회의 내부에 존재하듯이 사회는 개인들의 자체의 운용자로 삼는다. 개인적 존재와 사회적 존재는 동시대적으로 의미를 지니며 같은 보조로 발전하고 상호의존 속으로 변화한다." - 아놀드 하우저

그때 그날... 봄은 희망을 담았다. 기념전의 희망은 국민 통합의 의지를 담았기에 목적을 성취하기까지는 갈길이 멀다. 희망은 선한 것이면서 미래에 잇는 것으로 그 목적을 성취하고 나면, 희망은 더 이상 희망으로 존재하지 않고 소유가 되어버리지만 이곳에서의 희망은 유한하지 않고 무한한 지향성을 가지고 있기에 가슴 따뜻하게 느껴진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을 통해 수용된 서구 근대 미술과 일본 미술의 영향으로 인해 한국미술에 대한 정체성은 명확하지 않았다. 한국전쟁 이후에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고 196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작가로서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삶과 감정이 독특한 색채 표현으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그때, 그곳에서, 그는... 유관순"

1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사회 전반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술계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조선말 동양적인 예술에서 일본을 통한 서구 예술로의 전환과 더불어 해방 이후에 전통과 급진적 단절을 통해 한국인만의 예술은 갈길을 잃어버렸다. 우리가 찾는 여정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글을 쓰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조각을 하는 사람, 시를 쓰는 사람, 자유를 염원하는 사람동 모든 사람의 표정 속에서는 언젠가는 찾아올 미래에서 희망을 보고 나오지 않았을까. 

3.1 운동의 정신은 일본에게서 독립하고자 하는 그 운동에만 있지 않았다. 현대화와 먹고사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과 개인성의 대두, 다양한 장르의 확장에 까지 그 정신은 기여하고 있으며 그 불씨는 지금도 여전히 3.1 운동의 정신, 희망의 연료가 되어주고 있었다. 

시간은 사라지지만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익숙한 열사들의 얼굴은 마치 멀리에서 보면 그 형태가 뚜렷해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점점 희미해져 가는 우리의 역사의식과 연결되어 있다. 개개인으로 보면 쉽게 잊히지만 공감하고 같이 할 때 그 기억은 또렷해진다. 

작가는 국가에 하트를 그려 넣음으로써 국가적 상징과 국가의 동일시에 문제를 제기하였다고 한다. 태극문양이 태극기의 중심이며 국가의 정체성이라면 하트는 사라으이 대상이고 사랑이어야 할 태극기에 대한 사랑이 하트의 일반성으로 환원된다. 태극기는 곧 국가가 아니라 국민이다. 

100년 전 그날이 기억하는 상처와 함께했던 그 기억은 우리 안의 깊은 흔적처럼 이어져 현재를 피우는 꽃으로 자리매김했다. 3.1 운동의 정신은 개개인의 만남과 어울림 속에서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봄에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 속에는 탄생과 소멸, 삶과 죽음이 공존하듯이 희망도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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