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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28. 2019

 추억과 삶 이음

대청댐 물문화관의 이야기

순환하는 물질 중에 H2O만큼 광범위한 것도 없을 것이다. 물분자는 수소원자와 산소 원자가 각각 전자를 내놓아 전자쌍을 만들고, 이 전자쌍을 함께 나누어 가짐(공유)으로써 결합되어 있다. 지구라는 곳이 축복받은 행성이다. 태양으로부터 살짝 더 가까이 있거나 살짝 더 멀리 있었더라면 (약 5%, 800만 킬로미터 정도) 기체, 고체, 액체라는 세 가지 형태가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이 훨씬 적기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없다. 그리고 지금 지역별로 생태환경이 조성되어 사람들이 살고 있다. 충남과 전라도, 대전은 금강생태환경 내에서 살고 있다.  

지금은 대형댐을 건설할만한 이유나 국가적인 시책도 없지만 대도시에 사람들이 모여 살기 위해서는 대형댐의 건설이 필수적이었다. 일명 다목적댐이라고 불리는 대청댐은  높이 72m, 길이 495m, 체적 123만 4,000㎥의 콘크리트 중력식 댐과 석괴식댐으로 구성된 복합형 댐으로 대전시 동북쪽 16㎞, 청주시 남쪽 16㎞의 대전시와 충청북도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대청댐이 건설됨으로써 이곳에서 살았던 적지 않은 사람들은 추억을 아로새겼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은 삶을 이어가고 있다. 금강은 우리나라 중부 내륙에서 서해로 흐르는 유로연장 401㎞, 유역면적이 전 국토면적의 약 10%에 해당하는 9,886㎢에 이르고 있는데 대전, 청주, 전주, 군산 등 충청, 호남 지역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희박한 비율에 의해 만들어진 지구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물이 있다. 우리는 물을 마시는 것처럼 그렇게 먹고, 꿈꾸고, 사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바로 그것이 삶이었고,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을 구별하는 그 무엇이다. 생명의 근원을 찾아가 보면 물에 있다. 

물문화관에는 지구의 생성과 물의 형성과 지구를 움직이는 물의 순환, 생명의 근원인 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배워볼 수 있는 곳이다. 

모든 생물이 같이 공존해서 살아갈 수 있는 물을 기반한 생태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몸에서 중요한 미토콘드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물이다. 1897년 베더가 발견하고 이름을 붙였으며 당시 작은 실 모양으로 관찰됐기 때문에 사립체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이름이 파생하였다.  세포와는 독립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고유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며  세포 속의 발전소 역할을 한다. 즉 미토콘드리아 내에 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만성적으로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미토콘드리아 내의 물보다 그밖에 물이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의 다목적댐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김제에 가면 있는 벽골제와 공검지, 영천의 청제,  상주 공검지가 대표적이다. 현대의 다목적댐은 그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한다. 크게는 전기를 생산하는 것과 물을 공급하는 일 그리고 수질을 관리하는 일등을 하고 있다. 

물과 의료는 닮은 점이 있다. 바로 복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은 상수도가 잘 만들어진 곳에서 살고 있지만 아직도 물 소외 계층이 전국에 적지 않게 있다고 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금강에는 생태지도가 존재한다. 전북의 장수에서 발원하여 충북 옥천을 지나 대청댐에 흘러들어 온 금강은 대전 서구와 유성구를 크게 가로지르며 저 아래로 내려가면 부여의 백마강이라고 불리며 금산에 가면 적벽강이라는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낸다. 


대청댐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이곳의 풍광을 필자는 기억하지 못한다.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로만 본다면 볼 수도 있었겠지만 부모님은 당시 대전에 관심이 없었다. 대청댐은 1975년 3월에 공사를 착수해 5년 9개월의 공사 끝에 1980년에 완공했다. 보리 익던 풍요의 땅이며 더위 식히던 울안샘이 있었던 이곳은 향수, 그리움과 그들의 문화를 뒤로하며 물로 채워졌다. 

대청호의 밑바닥에는 이들이 살던 집이나 다양한 생활터전들이 남아 있을 것이다. 물밑의 도시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들의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건설된 곳이 물문화관이기도 하다.  공간, 시간, 마음 중에서 비중이나 우열을 논할 수는 없지만 공간이며 시간이며 마음이 고스란히 묻혀 있는 곳이 고향이다.

 타의에 의하여 잃으면 실향(失鄕), 고향에 돌아온 것이 진정한 마음이면 귀향(歸鄕)이요, 어쩔 수 없으면 낙향(落鄕)이라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은 말과 눈빛, 그리고 크고 작은 움직임으로 만들어진다. 매일매일을 그런 것으로 우리를 만들어가는 그물을 짜고 있다. 봄이 되면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과 배고픔을 채워줄 과일과 목마름을 달랠 물이 있음을 축하하고 삶이 있는 생태를 감사해본다. 살아있는 모든 세포들은 이러한 재료를 이용하고, 생명체는 수소와 산소를 산화시켜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며, 그 과정 가운데 물과 CO2를 다시 형성한다. 그것이 순환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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