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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9. 2019

미호종개

금강에서만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오래전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뉴질랜드의 하천에는 한 아름다운 물고기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헤엄치고 있었다. 오이와 같은 향긋한 냄새와 독특한 맛이 있어서 원주민 마오리 족은 물론 유럽에서 온 이주민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 신기한 맛있는 물고기의 이름은 뉴질랜드 은어다. 낚시를 즐기기 위해 이민자들은 무지개송어와 갈색 송어를 가져와 대량 방류했는데 그 물고기들은 은어 치어를 먹어치우기 시작했고 무분별한 남획과 도시화로 나무 벌채가 이루어지면서 서식지가 파괴되었다. 

한강, 낙동강, 섬진강에도 살지 않는 물고기인 미호종개는 오직 금강에서만 살아간다. 금강수계의 미호천과 그 인근 수역에서 분포하는데 1984년 처음으로 기재 보고되었다. 학명은 Cobitis Choii로 Choii는 담수어류의 분포 연구에 기여한 최기철 박사의 성을 사용하였다. 유속이 완만하고 수심이 얕은 곳의 모래 속에 몸을 완전히 파묻고 생활하며 우리나라의 특산어류로 몸의 중앙은 굵지만 앞쪽과 뒤쪽은 가늘고 길다.

미호종개의 체색은 담황색 바탕에 갈색의 반점이 있는데 머리의 옆면에는 주둥이 끝에서 눈에 이르는 암갈색의 줄무늬가 있으며 몸의 옆면 중앙에는 12∼17개의 원형 또는 삼각형 모양의 반점이 등 쪽과 연결되어 있다. 주둥이는 길고 끝이 뽀쪽하여 입은 주둥이의 밑에 있으며 입가의 수염은 3쌍이다

미호종개가 사는 서식처라고 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곳의 환경은 참 좋아 보인다. 수질이나 생태환경이 남달리 좋은 곳에서 거주하는 모양이다. 미호종개는 2005년 3월 17일에 천연기념물 제454호로 지정되었으며, 2012년 5월 31일에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되어 환경부로부터 관리받고 있다.

날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곳은 고요하면서도 조용하다. 앞서 말했던 수없이 많았던 뉴질랜드 은어는 1952년에 보호법이 제정되었지만 이미 1927년 이후에 발견된 뉴질랜드 은어는 없었다. 잡식성으로 주로 규조류를 섭식하며, 녹조류, 남조류, 동물플랑크톤 등도 섭식하는데 길이 89㎞. 대곡천이라고도 부르는 미호천은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감우리 보현산(482m) 북쪽 계곡에서 발원해 충청북도 진천군·청원군과 충청남도 연기군을 거쳐 연기군 남면 월산리와 동면 합강리 사이에서 금강에 흘러든다. 

필자의 생일이 있는 6월은 영어로 June이다. 6월은 지금은 없어진 물고기가 산란의 결정을 맞이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일명 June Sucker는 솔트레이크 시티의 유타에 살았다. 이주민들의 식량원으로 주로 사용되었는데 이런 미호천 같은 지류를 식수원 등으로 개발하여 이용하면서 가뭄이 심화되었고 솔트레이크 시티가 거대해지면서 수많은 수자원이 필요하였다. 준 서커의 6월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지류를 잘 관리하고 생태를 보전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미호종개의 사진은 한국학 중앙연구원에서 가져왔다. 자연적으로 생태계에서 퇴출되는 생물체들은 자연스러운 결과지만 인간에 필요에 의해 없어지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그 영향이 다시 돌아오게 된다. 최상의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미호종개는 환경이 살아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즉 식수원으로 사용하기에 아주 좋은 생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호종개는 주로 물의 흐름이 느리고 바닥이 모래와 자갈로 된 얕은 청정 하천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데 빠른 것보다 느린 것에 더 가치가 있음을 우리는 깨달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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