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17. 2019

한산도 (閑山島)

한산도에 다녀왔습니다. 

배로 떠나는 여행에는 다른 탈것에는 찾기가 힘든 특별한 느낌이나 서정성이 있다. 선착장에서 떠날 때의 느낌과 잠시 바다만을 조망하는 그 시간과 도착할 때의 느낌이 모두 다르다. 바다 풍경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 배 안에서 차분하게 바라보다 보면 머리와 마음이 깊은 호흡을 내쉬고 잠시 이완되며 무언가 새롭게 생각나는 것도 있다. 섬에 큰 산이 있다는 데에서 한뫼(큰뫼)라고 부르던 것이 한산으로 변하였다고 전해지는 한산도는 거제에 속해 있다가 1914년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통영군 한산면이 되었다. 

한산도는 거제에서도 갈 수 있고 다른 터미널에서 갈 수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곳은 통영시 통영해안로 234에 자리한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일 듯하다. 통영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통영 여객선 터미널('뱃머리'라고도 불린다)은 통영 일대의 섬을 두루 투어 할 수 있는 여객선이 정박하는 터미널로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이곳에서 출발하여  한산도, 해금강, 비진도 등을 관람하고 올 수 있다. 

여객선터미널은 수없이 지나쳤지만 직접 이곳에서 배편을 구해서 가는 것은 처음이다. 간혹 지자체나 관광공사와 함께 동행한 적은 있지만 직접 터미널에서 표를 구매한 적은 없었다. 

앞에서 식사를 하고 우선 배 안쪽으로 들어왔다. 요즘 날이 상당히 더워져서 에어컨이 시원하게 틀고 운항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배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바다를 보면서 가는 것 아니겠는가. 

요즘에 통영의 시장에 가보면 멸치가 흔하게 눈에 뜨인다. 요즘에 멸치가 많이 잡히는 모양인지 멸치회도 식사를 하면 서비스로 나온다. 한산도의 근해에서 멸치·바지락·낙지·돔·게·새우 등이 어획되고 미역·홍합 채취와 굴 양식이 활발하다. 멸치 어획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래서 멸치가 서비스로 잘 나오는 모양이다. 

옆에는 어선들이 쉼 없이 오가고 있다. 교통은 통영과의 사이에 정기 여객선이 운항하는데 한 시간 단위로 움직이니 섬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이 어렵지 않다. 섬 중앙에 망산(望山, 294m)이 솟아 있고 이 산으로부터 산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한산도는 통영시의 유인도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동쪽은 거제도, 서쪽은 미륵도, 북쪽은 고성 반도, 남쪽은 용초도(龍草도)·추봉도·비진도(比珍島) 등에 싸여 있는 한산도의 면적은 14.72㎢이고, 해안선 길이는 30.0㎞이다. 

도착하면 우선 한산탐방지원센터가 먼저 눈에 뜨인다. 일광욕은 젊은 때부터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우유빛깔 피부를 만들려고 햇볕을 너무 피해 다니다간 나중에 질병에 시달릴 확률이 크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배를 타고 한산도를 일주를 하기도 한다. 요트 크루징의 즐거움 그 첫 번째는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유와 개방감이 아닐까. 

여행이란 항해와 비슷한 듯하다. 항해는 출발 전까지는 설레면서도 두려운 숙제 같은 것이지만, 막상 길을 나서서 돛을 올리고 키를 잡으면 두려움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가슴이 탁 트이는 통쾌함이 있듯이 여행 역시 생각만 하는 것보다는 떠나보는 것이 좋다. 

한산도의 대부분의 마을에는 삼도수군 통제영과 연관이 있다. 군수용 소금을 구워 공급한 염전이 있었던 곳이라는 대고포마을은 소금 염의 염개보다 염소와 양이라는 뜻의 고양에서 고자를 따서 고포라 고쳐 부르게 되었으며 1961년에 대고포와 소고포로 분동 되었다고 한다. 

한산도에는 해안선이 있어서 이런 풍광은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한산도 역시 리아스식 해안으로 갯벌이 있는데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어서 친환경 자연생태 어촌마을도 곳곳에 있다. 

삼도수군 통제영이 자리하게 되면서 전국의 공방이 통영 및 한산도에 집중되었고 군의 목적에 맞게 마을이 운영되었다. 그래서 통제영의 군영에 필요한 숯과 연료를 만들어 공급하여 붙여진 이름인 장곡마을도 있고 질그릇을 공급하던 곳은 독암 마을도 있다. 

한산도에서는 이곳이 가장 번화한 곳이다. 한산면사무소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이순신이 이곳에 오기 전에 조선군이 온 적이 있었다. 바로 세종 원년(1419년)에 왜구의 침략을 응징하기 위해 이종무장군(삼군도제찰사)가 병선 227척과 군사 17,000여 명을 통솔하여 대마도 왜구 정벌에 출정하기 위해 전투훈련장으로 활용한 곳이 한산도에 있다. 그곳을 예곡마을이라고 부르고 있다. 

바다로 일주하는 방법도 있지만 안쪽으로 들어가서 걸어보는 해상 바다백리길도 있다. 숲길로 한산도의 중앙을 돌아보는 여행이다. 자연 자체의 아름다움보다「한산섬 달 밝은 밤에…」로 시작되는 충무공의 우국 심정이 담긴 시조로 더 잘 알려진 역사의 장이지만 우선은 가슴을 활짝 펴고 숨을 깊게 쉬며 걸어보는 것을 먼저 해보자. 

걷는 것을 통해 뇌를 단련하고자 할 때는 익숙한 길보다 새로운 길을 걷는 것이 좋고 느긋한 걸음보다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보는 것이 좋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걸을 때 마음이 더 편안해지고 삶을 성찰하는 눈도 길러지게 된다. 한산도는 전체적으로 200m 내외의 산지로 되어 있으며, 최고 지점은 섬의 중남부에 솟아 있는 망산(294m)으로 산꼭대기에서 발원해 북서쪽으로 흘러 한산만으로 유입하는 두억천이 흐른다. 


현실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한산도에서의 하루는 즐거웠지만 생각보다 더웠다. 

이전 06화 인생의 변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