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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7. 2019

인생의 변수

통영의 유일한 연륙교의 해간도

통영은 수많은 섬을 품고 있는 도시다. 유인도 41개,  무인도 529개로 합치면 무려 570여 개에 달한다. 그중에서 연륙교로 연결된 섬은 단 하나 해간도라는 작은 섬이다.  유인도이기에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홀로 외부의 영향을 덜 받아가면서 살았지만 2009년에 연륙교가 만들어지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아가면서 변화가 있다고 하는데 긍정적인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작은 섬이지만 해간도라는 섬은 하나의 사람처럼 생각된다. 사람은 독립적이면서도 사회적인 존재다. 한 가정에서 태어나 살다가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자식이라는 존재가 생기기도 한다. 보통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본인이라는 독립변수다.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과인 종속변수가 만들어진다. 인생의 결과는 종속변수가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이성을 만나게 되면 두 독립변수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하나의 독립 변수만을 고려하다가 다른 존재를 생각하고 변하게 된다. 멀리서 있을 때와 가까이에 있을 때는 영향이 다르다. 거리를 두었을 때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가까워져서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날씨가 좋은 날도 있지만 날이 갑자기 좋지 않은 날도 있듯이 개개인의 삶은 예측이 불가능하기도 하다. 발전의 요소가 적지만 안정적인 것보다 가능성이 높지만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를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사람이다. 나 혼자 잘해서 만들 수 있는 종속변수의 크기가 작을 수는 있지만 통제는 비교적 용이하다. 둘이라는 독립변수가 만나게 되면 주변의 가족들이 생각지도 못한 매개변수가 되어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니 상대방의 행동이나 모습에 신경을 쓰게 된다. 문제가 되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행동 하나하나가 중요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1년에 1번 바닷물이 빠지고 길이 생기는 해할(海割) 현상이 일어나는 해간도는 용남면의 연기마을에서 300m 거리에 있다. 1년에 한 번 정도 육지와 연결되어 변화가 있던 곳이 이제 다리로 연결되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해간도의 해역은 물살이 거세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견내량 미역으로 유명한데 해간도를 돌아보니 그 미역을 알리는 문구들이 눈에 뜨였다. 통영 청정해역의 중심부에 있어 영양이 풍부한 볼락, 도다리, 멸치 등이 잡히며 미역 등의 양식이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한산도의 동북쪽 해역에 위치하여 유래한 지역이라는 지명의 해간도는 견내량 서쪽 바다에서 떠내려 오다 머물렀다고 하여 딴간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음에는 해간도의 미역을 구매해서 성게 미역국을 끓여봐야겠다.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 사람 인생이 통째로 온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한 명의 삶 속에는 수많은 종속변수의 결과들이 있다. 이전에는 자신과 전혀 상관없던 삶의 결과였지만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성숙된 사람이라면 자신의 행동이 더욱더 조심스럽게 될 수밖에 없다. 나의 행동이 나에게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누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말이다. 

매번 거가대교를 넘어가면서 이곳을 내려다보았는데 이제야 해간도라는 섬을 찾아왔다.  멀리 보이는 거가대교 뒤에는 신거가대교가 자리하고 있다. 갈 때는 항상 몸이 가볍다가 올라오고 나면 몸이 너무 묵직하다. 오른발의 무릎까지 삐끗해서 걷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용남면 장평리 연기마을과 해간도를 연결하는 길이 267m, 폭 8m의 강박스(鋼 BOX) 연륙교는 2007년 1월 공사를 시작해 33개월 만에 개통됐으며 국비와 지방비 87억 원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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