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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8. 2020

겨울의 섬

한산도 태양 뜬 날에 거닐다. 

한산도 하면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던 이순신이 가장 먼저 연상이 된다. 한려해상공원의 출발점인 한산도는 한산면의 본섬으로, 면을 이루는 29개 유 · 무인도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추봉교 입구에 있는 마을이 한산도의 중심지 ‘진두()’마을이 있으며 군수용 소금을 구워 공급한 염전이 있었던 곳이라는 대고포마을은 소금 염의 염개보다 염소와 양이라는 뜻의 고양에서 고자를 따서 고포라 부르는 마을이 있다. 

한산도는 여러 곳에서 출발해볼 수 있지만 필자는 통영에서만 출발을 해보았다. 통영은 한산도와 무척이나 가까운 도시로 가장 편하게 한산도로 접근을 해볼 수 있다. 배의 규모도 상당한 편이어서 흔들림도 거의 없다. ‘한산’의 ‘한’은 크다는 뜻의 한자 ‘한()’에서 유래하였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갈매기들이 이제 관광객들이 주는 새우깡이 익숙한지 배를 계속 따라온다.  바다 풍경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 배 안에서 차분하게 바라보다 보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갈매기가 주변을 나는 바다의 풍경에서, 배가 만들어내는 포말과 갈매기의 울음소리에서 언제나 일상 속에 따스한 온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영에서 멀지 않은 한산도까지 가는 길목에 적지 않은 무인도가 있다.  한산도로 들어가면 바다로 일주하는 방법도 있지만 안쪽으로 들어가서 걸어보는 해상 바다 백 리 길도 있다. 숲길로 한산도의 중앙을 돌아보는 여행이다. 


저 멀리 보이는 비가 한산대첩비다. 마을 오른편으로 난 산길을 오르면 산 정상에는 지난 1976년의 대대적인 성역화 작업 때 세워진 웅장한 규모의 ‘한산대첩비’가 자리 잡게 되었다.  

한산도에 오면 항상 먼저 제승당을 먼저 찾아가 본다. 제승당 선착장은 한산도 여행의 시발점으로 오른쪽에 선착장이 있다. ‘사적 113호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지’. 제승당()은 107대 통제사 조경이 세운 건물로 제승당의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승리를 만든다는 의미다. 

제승당으로 다시 들어가 본다.  선조 30년(1597)에 일단 폐진 되었던 제승당은 142년 후인 영조 15년(1739) 통제사 조경이 중건하고, 유허비를 세운 이래 1959년 정부가 사적으로 지정하고 여러 차례 보수한 곳이다.   

제승당으로 들어오면 한산도대첩을 비롯하여 당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순신은 한산도에 우수사(이억기), 가리포(이응표),  임차(홍건) 등 여러 장수들과 이곳을 왔었다고 한다. 삼도 사사와 본도 잡색군을 먹이고 종일토록 여러 장수들과 같이 취한 그날 잠을 들지 못하고 한산도가를 읊었다고 한다. 


“한산(閑山)셤  근 밤의 수루(戍樓)에 혼자 안자/큰 칼 녀픠 고 기픈 시  적의/어듸셔 일성호가(一聲胡笳) 의 애 긋니(閑山島月明夜 上戍樓 撫大刀深愁時 何處一聲羌笛更添愁).”

한산도의 중심에 자리한 망산은 해발 293.1m이고 경사 15도에 산행거리는 4.25km이며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의 거리다. 

조리 있게 시작하는 것을 시조리라하고 조리있게 끝맺는 것을 종조리라고 한다. 모든 일과 행동은 그렇게 잘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글이든 여행이든, 마음에 두고 시작하든 말이다. 화가처럼 잘 시작하고 칼을 쓰는 사람이 칼날을 잘 다듬어 보관하는 것처럼 한다면 크게 잘못되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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