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해수욕장 캠핑장의 하루
보통 캠핑장에서 가장 많이 먹는 것은 고기다. 탁 트인 공간에서 고기의 향이 배일 고민을 하지 않고 마음껏 구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라면은 캠핑장에서 가장 많이 보는 먹거리다. 우선 조리가 간단하고 편하다. 이외에도 무언가를 끓여먹기도 하고 해산물을 사다가 굽기도 한다. 먹는 것을 뺀다면 캠핑의 즐거움은 크게 반감된다. 프로메테우스가 무척 힘들게 구해다준 불이지만 지금은 아주 쉽게 불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활 타오르는 불을 피울 수 있는 일은 무언가 낭만적이다. 캠핑장에서는 그런 불을 피울 수 있다.
이곳은 한화콘도 앞 제1야영장과 청파초등학교 뒤 제2야영장에는 대천해수욕장 국민여가 캠핑장이 조성돼 캠핑사이트 96개와 샤워장 50칸, 보행로, 샤워장 등 편의시설과 소화시설, CCTV 등 안전시설까지 갖춘 캠핑장이다. 아주 오래전에 이곳에 와서 캠핑을 했던 기억이 난다. 무척이나 열악한 캠핑의 기억이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호텔에 가깝다.
대천해수욕장 캠핑장은 바다와 바로 근접해 있는 곳이기에 해산물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저렴하게 구입하려면 대천어항에서 구입해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캠핑은 업으로 하는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 삶의 여유를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다. 여유를 즐기지 못하면 자신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엿보는 것이 힘들다. 사람은 본시 많은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다. 즉 사람은 또 다른 운명에 처할 수 있는 존재다. 현실에 만족하는 것이 지나치면 게을러지게 된다. 주역의 상에서 선택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상태를 지천태라고 한다. 괘상이 무한한 상을 천지부라고 말한다. 이 괘상은 무한히 넓고 자유롭다는 뜻이다.
캠핑장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인해 빈 공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캠핑족들이 즐비하게 와서 캠핑을 즐기고 있었다. 땅에서 떨어져 있기에 습기에서는 좀 자유로운 그물침대다. 통풍이 원활해서 더운 여름날에 무더위를 피하면서 쉴 수 있는 곳이다.
지인 중에 고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고기는 남자들도 좋아하지만 특히 여성분들이 많이 좋아하는 듯하다. 고기를 잘 굽기 위해서는 고기의 숙성도, 비계와 마블링, 붉은 살코기의 양을 제대로 알아야 하지만 보통은 경험으로 굽는다. 또한 굽는 도구 또한 프라이팬, 오븐, 스팀 컨벡션 오븐, 숯불 등 가장 적합한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 피우는 기술은 인류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게 만든 가장 기본 도구이다. 그렇지만 불을 피우지 않고도 살아남은 인종도 있다. 인류 역사상 불꽃을 만드는 방법을 모르는 인종은 벵골만 지역에 있는 안다만족과 콩고에 있는 소수의 피그미족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불을 물, 흙, 공기와 더불어 4요소로 보았다면 캠핑의 4요소는 음식, 불, 텐트, 공간일 것이다.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들이 불을 매우 신비한 존재로 생각했지만 캠핑은 신비하지는 않은 전형적인 여가활동이다.
얼마 전 해외여행에서 중국사람을 보았는데 한국말이나 영어는 거의 하지 못했지만 신라면을 먹는 것을 보았다.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자주 먹는 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라면은 누구나 끓일 수 있지만 함께 먹을 때 가장 맛있게 느껴지고 생각하기에 따라 상당히 많은 조리방법이 있을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은 해변 길이만 3.5km, 사리 때는 폭이 100m 이상 들어나는 널찍한 백사장과 동양 유일 패각분 백사장이란 독특함까지 갖춘 곳이다.
먹고, 불 피웠으니 이제 대천해수욕장의 밤길을 걸으면 즐기는 시간이다. 저 멀리서 끊임없이 밀려오면서 나오는 포말 소리가 들려온다. 인생은 언제나 못해본 그 어떤 것이 있다. 경험도 못 해보고 생각도 못 해본 세계가 무수히 많은 것이 인생이라고 한다. 먹고, 불 피우고, 즐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