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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

조선 왕실의 생활이 담긴 총명사

풍광이 좋은 곳에 있기는 하지만 총명사라는 사찰은 규모는 암자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그렇지만 이곳이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바로 고서 때문이다. 예념미타도량참법이라는 고서는 조선 전기 세조의 비 정희왕후가 세종과 세조 등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1474년에 간행한 불교의례서다. 책머리에 과거·현재·미래 삼세불(三世佛)의 도상이 명호(名號)와 함께 묘사되었고, 미타참찬(彌陀懺讚)·미타참서(彌陀懺序)에 이어 왕자성(王子成)이 편집한 본문이 실려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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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총명사는 유서 깊은 사찰은 아니다. 그 역사를 보면 1913년 창건해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592호로 지정된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이란 정토신앙의 입문서를 소장하고 있다. 그 후 2016년 12월 26일 문화체육관광부 전통사찰지정심의위원회에서 전통사찰로 심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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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사는 거제의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그 규모나 의미로만 본다면 사찰의 건축물 자체만으로는 평범한 곳이다. 총명사의 내부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몇몇의 작은 건물이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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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념미타도량참법은 '아미타불을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하면서 죄를 참회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중국 금나라의 거사 왕자성이 1∼5권과 6∼10권을 각각 한 책으로 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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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례서를 잘 보관해서 지금까지 보존해오고 있는 것은 불교에서 중요했기에 너무 많은 것을 무리해서 넣기도 했다. 불상에 신성 부여하기 위해 원통형 용기 ‘후령통’에 넣었는데 너무 많은 것 집어넣다 보니 아슬아슬한 상태 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복장 터진다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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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의 중심은 사람의 중심과 동일시했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중심에 후령통이 들어가는데 그곳에 ‘법화경’(法華經),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 ‘육경합부’(六經合部)와 같은 경전과 여러 종류의 진언을 붉은 주사로 인쇄한 종이, 비단, 옷 등이 들어간다. 복장이 터질 정도로 세속의 것을 채워 넣으려고 했던 욕심이 지금의 속담처럼 만들어졌다. 속담과 별개로 예념미타도량참법은 조선초 왕실의 불교 의례를 잘 그려내고 있기에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한다.


너무 많은 욕심으로 많은 것을 차지하려고 하다 보면 자신의 복장만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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