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매림 서원 (梅林書院)
매화나무와 수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매림 서원은 곽수강(郭壽岡)과 오선기(吳善基)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곳이다. 오선기는 항시 성리서(性理書), 공자가어(孔子家語) 를 곁에 두고 깨우쳤으며 곽수강은 소학(小學)을 읽고 감탄하였으며 성리(性理)와 천리(天理) 및 오행(五行) 등의 이치를 깨달았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바로 가벼이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령군 쌍림면에 자리한 매림 서원은 입구에 세워진 건물부터 그 위용을 자랑한다. 안의 공간도 상당히 넓은 편으로 매림 서원은 크게 사당, 강당, 동·서재, 내삼문, 외삼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구에 풍방루를 비롯하여 서원 내에 비각과 육각형의 정자가 배치되어 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추울 때라서 안에 수풀이 우거지진 않았는데 이번에 오니 수풀이 우거져서 안에는 녹색이 가득했다. 옛사람은 생각한 것을 가볍게 말하지 않았다. 몸 상태가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기 때문이었다.
이곳에 모셔진 곽수강의 대표적인 문집은 '매헌 선생 문집'이며 오선기의 대표 문집은 '한계집'이다. 두 권 모두 읽어보지는 못했다. 자료를 찾아보기는 했으나 일반적인 서적이 아니라서 접해보지 못했다. 부모와 형제에게 자기 생각을 솔직히 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세상에 나가서라도 윗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억지 부리는 일 없이, 실례되는 일 없이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런 사람은 적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것도 솔직하게 자기의 생각을 전할 수 있는 것이다.
곽수강은 소학을 읽고 사람을 만드는 책이라고 했는데 그 내용은 내편은 입교(入敎)·명륜(明倫)·경신(敬身)·계고(稽古), 외편은 가언(嘉言)·선행(善行)으로 되어 있다. 소학은 오늘날의 도덕이라는 책 보다 더 중요시되었다. 중요한 학문을 배우는 것에 앞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권근(權近)은 소학의 통달을 강조하면서 먼저 소학을 읽은 다음에 다른 공부를 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김굉필(金宏弼)은 소학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여 모든 학문의 입문이며 기초인 동시에 인간교육의 절대적인 원리가 됨을 말하였다.
오선기가 항상 옆에 두고 읽었다는 공자가어는 논어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쉽게 읽히는 책이다.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을 비교적 쉽게 알 수 있고, 일반적인 처세의 지혜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옛사람들의 말들은 그냥 허투루 지나가는 말이 아니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이 배운 것과 느낀 것 그리고 옳다고 생각한 것을 기록하고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고령 매림재 소장 판목은 매림서원과 관련이 있는 책판 125점, 능화판 1점이 있는데 능화판은 서적을 판각해서 제책 할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책판과 함께 능화판이 전래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