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시장에서 맛 본 고성 9 미
어떤 지역에 가면 먹을 수 있는 맛을 잘 알리는 것은 관광산업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데 그 맛은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음식문화는 지역의 문화이기도 하며 역사상, 행정구역에 의해 혹은 어떤 인물에 의해 발견되고 화자 되는 경우가 많다. 경상남도 고성이라는 지역의 대표적인 맛은 어떤 것일까. 고성군에서 내놓은 9 미는 염소국밥(총쟁이국밥), 새우구이, 고성막걸리(월평리구장술), 도다리쑥국, 한우구이, 가리비찜, 고성 한정식, 찰옥수수, 생선회(하모회) 다. 다른 음식은 모두 먹어보았지만 맑게 장국처럼 끓인 염소 국밥은 먹어본 적이 없어 시도해보았다.
고성시장은 평소에는 상설시장으로 운영이 되지만 1일과 6일에는 큰 장시를 이루게 된다. 1832년경 객사 앞에서 열리기 시작한 고성의 5일장은 경남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상설시장과 5일장을 겸하는데 제대로 전통시장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5일장 날짜에 맞춰 찾아보는 것도 좋다.
어물전. 생선만 전문으로 하는 상인수가 상당히 많은 곳으로 고성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하고 깨끗한 자연산 해산물을 만나볼 수 있는데 특히 맛있기로 유명하다는 고성쌀도 만나볼 수 있다.
일명 총쟁이국밥이라고 불리는 염소 국밥은 고성 5일장과 같이 발달해왔다. 한국전쟁 이후에 어떤 할머니가 이곳에서 염소로 만든 국밥으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통영시에서 방목한 흑염소를 잡아다가 내놓았는데 전국에서 그 맛을 보려고 찾아왔다고 한다.
소로 만든 국밥이나 돼지로 만든 국밥과 비주얼부터 조금 느낌이 다르다. 염소를 잡으면 내장과 그 외 부위를 국 우려내는데 들어간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에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던 것이 고성의 맛으로 자리를 한 것이다. 한 번 먹어보니 솔직하게 아~ 이맛이구나라는 것은 알겠지만 다음에는 선택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고 보니 부추가 옆에 있었다. 부추를 옆에 넣으면 맛이 조금 희석이 되려나. 염소고기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그 맛이 음식에 배어 있다. 경상남도 지역만의 그런 맛이라고 할까. 부산의 돼지국밥이 있다면 고성에는 염소 국밥이 있다.
부추를 모두 얹어서 먹기 시작했다. 밥을 말아서 한 그릇을 모두 먹어보았다. 총쟁이 국밥이란 명칭은 할머니가 시집간 집안이 포수 집안이라 총쟁이국밥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이 국밥과 어울리는 궁합은 월평리 구장술이 될 듯하다. 40여 년 전 고성읍 월평리 구장이 주민에게 술을 한잔 살 때 일화에서 유래되었다. 고성주민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맛이겠지만 타지 사람에게는 다소 낯선 맛이다.
경상남도에서 가장 큰 장터라는 고성시장의 맛은 총쟁이 국밥으로 말할 수 있다. 이곳 고성시장을 비롯하여 고성에는 영오면 영산리의 영오 5일장, 회화면 배둔리의 배둔 5일장 역시 염소 국밥과 막걸리는 그곳에서 볼 수 있는 고유의 먹거리이다. 어산물 중심의 5일장인 거류면 당동리의 당동 5일장도 있다.
개인의 취향에 의해 선호도로 구분을 한다면 소고기 국밥 > 돼지고기 국밥 > 양고기 국밥 > 총쟁이 국밥으로 순위를 매겨볼 수 있다. 물론 맑은 장국의 형태로 구분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