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지태섭 갤러리
스케치만으로도 작품이 될 수 있고 그냥 완성작으로 가는 과정의 연결점일 수도 있다. 어느 공간을 가서 하는 즉흥적인 스케치는 관습적 모델에서 훨씬 자유로울 수 있다. 문경의 유명한 찻사발 같은 질그릇의 조각에서 그려진 스케치를 보면 독특함을 넘어선 가치를 볼 때가 있다. 스케치는 특정 효과를 달성하려는 목적 없이 보이는 대로 그려지는 경향이 있으며 그런 시도는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교원 생활을 퇴직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위해 문경에 지태섭 갤러리를 오픈하고 문경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분이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갤러리를 연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만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경은 언제든지 와서 보아도 분위가 참 남다른 곳이다. 주변에 산세도 좋지만 공기도 맑고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안으로 들어오니 문경의 구석구석을 그려놓은 작품들이 가득하다.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을 검토해보면 스케치와 완성작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지만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있기에
부채에도 다양한 문경의 모습이 스며들어 있고 그 밑에는 자신의 생각을 적어서 인생의 다른 조각을 남기고 있다.
자연은 인간이 상상하거나 발명할 수 있는 그 어떤 소스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무한한 아이디어와 시각 자료를 제공한다. 계절마다 다르고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다르다.
소박하지만 그만의 삶이 묻어 있는 곳이다. 부인은 문경에서 태어나서 문경에서 자랐지만 지태섭 미술가는 다른 곳에 태어나 문경에 왔다가 그 매력에 빠져 40년을 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완성된 인격을 갖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문경의 자연과 오래된 흔적이 그려져 있는 작품을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그림은 문경 점촌의 낮과 밤을 따로 그린 것이라고 한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이다. 빛이 어떻게 비추느냐에 따라 그리고 조명에 따라 같은 공간인데 전혀 다른 곳처럼 보인다.
차를 한잔 내어주겠다면서 발효차를 내어주었다. 전날 과음으로 무리했던 몸이 차 한잔으로 인해 정화되는 느낌이다. 역시 문경에 오면 차를 한잔해야 갔다 온 느낌이 든다.
2018년 인도를 여행하면서 즉흥적으로 자신이 본 광경을 드로잉 했다고 한다. 상당히 많은 시간을 인도에서 보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보았다고 한다. 인도하면 요가의 나라 아닌가.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져갔다. 15세기 이후부터 화가들은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스케치를 시작했다. 스케치는 탐색의 도구이며 자신이 직접 관찰한 것을 그 자리에서 신속하게 반영하고자 하려면 스케치가 최선이었다.
지태섭 미술가는 어디를 가든지 간에 이렇게 자신의 느낌을 간단하게 스케치로 남겨둔다고 한다. 그 시간의 공기, 사람, 온도를 비롯하여 공간의 분위기를 잡아내기 위해서 스케치는 기억을 저장하는 비망록 역할을 해준다.
이름은 지태섭 갤러리로 되어 있지만 지도에서는 해온 미술관으로 검색을 하고 찾아가야 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