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기르고 지역을 만들다.
일제에 나라가 빼앗기고 나서 광복이 되었지만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가 될지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라가 중흥할 필요성이 있고 그 중흥의 기반에는 교육이 있었다. 개개인을 일으켜 세우고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중심에도 교육이 있듯이 나아가서는 민족중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중흥은 집안이나 나라 따위의 쇠하던 것이 중간에서 다시 일어남, 또는 다시 일어나게 함을 일컫는 말이다.
국민교육헌장의 첫 문장은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이 된다. 모든 국민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교육을 받게 되었다. 1945년 이후로 현대 교육사는 세 시기로 구분이 되는데 한 가정의 책임에서 국가의 책임으로 그리고 이제 변화에 직면하여 교육은 변화하고 있다. 때마침 한밭교육박물관과 국립 민속박물관은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 교육을 다룬 '교육, 사람을 기르고 지역을 만들다'라는 공동기획전을 열고 있어 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위해 찾아가 보았다.
대전의 구도심을 나갈 일이 많지가 않아서 그런지 한밭교육박물관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도 이날 처음 알았다. 옛 교육기관인 향교, 서원, 성균관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글을 쓰고도 근대교육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심이 적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선사시대의 흔적도 남아 있는 대전이 근대화로 발돋움을 하게 된 것은 1905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교육으로 대전을 변화시켜왔다.
사람을 기르는 것이 결국 지역을 만드는 일이다. 교육정책이 반영된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현장이 만들어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육을 통해 사회로 출발하게 된다. 광복 이후에 초기의 교육정책을 통해 학생들이 교육을 받다가 1968년을 기점으로 현대 교육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1964년 중학교 입시문제로 인한 한 차례 파동을 겪은 뒤 중학교까지 진학의 문이 열리게 된다.
1974년의 고교평준화는 특별화된 계층을 없애면서 명문고와 비명문고의 구분을 없애게 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일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부터 차별화되면서 사회계급을 체감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교육은 자본과 상관없이 균등한 기회를 얻어야 하며 교육에 대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교육은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고 미래를 바꾸는 초석이다. 시기별로 여러 변화가 있었는데 큰 물줄기를 보면 1969년의 중학교 입시제도 폐지, 대학 입학 예비고사 실시, 1974년 고등학교 평준화 실시, 1980년 대입 본고사 폐지와 모집정원 급증 등이 일어났다.
"대전 시민들은 스스로 더욱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기 위한 의견을 내놓고 서로 의논하여 우리 시의 발전을 위하여 힘쓰고 있다." - 사회 4-1 대전직할시 1992
생소해 보이는 교과서가 눈에 뜨인다. 옛날에 동부교육청과 서부교육청으로 구분이 되어 있을 때 복학하기 전까지 동부교육청에서 새 학기 교과서를 초, 중, 고에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이 있다. 두 달 동안 대전 학교의 반에 교과서를 날랐는데 초등학교 교과서가 가장 무거웠고 중학교, 고등학교 순으로 교과서가 가벼웠다. 왜 초등학교 교과서를 아주 빳빳한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상당히 궁금했다.
지금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교복을 입지만 옛날에는 고등학교나 중학교, 초등학교 등도 저런 배지를 달은 교복을 입고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학교마다 특화된 특활부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운동을 하는 것도 개발도상국 시기에는 엘리트 체육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교육 현실이 바뀐 만큼 이제는 엘리트 체육보다는 생활체육 위주로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메달과 상관없이 개개인의 재능에 의해 평생을 운동할 수 있는 개념으로 변화시켜 생활건강을 지키는 위주로 가는 것이 필요한 때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일부 관련업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 퍼스널 컴퓨터 시대가 막을 내린 지가 벌써 20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지난 30년 동안 컴퓨터는 상당히 중요한 교육의 도구였다. 그러고 보니 딱 한 세대만큼 컴퓨터가 호황을 누린 셈이다. 지금까지의 폰 노이만 컴퓨터와는 다른 개념을 실현한 컴퓨터(비 폰 노이만형)의 도래도 예견되고 있는데 음성인식, 패턴인식이 가능한 컴퓨터, 퍼지 컴퓨터(fuzzy computer), 뉴런 컴퓨터(neuron computer) 등이 등장하겠지만 특화된 분야 위주로 활용이 될 것이다.
인간의 자발 자전(自發自展)을 위한 모든 조성 작용을 교육이라 보고, 개인의 발전은 자율적인 것으로서 교육은 다만 이 자율적인 길을 개척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그쳐야 한다고 한다고 루소는 보았다.
교육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학습이 되어야 한다. 학습은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의 발견에서부터 시작된다. 학습의 대상이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임을 자각하게 되면 학생의 내면에는 그것을 배우고자 하는 자발적 욕구가 생기게 되며, 이 욕구는 그를 학습과정으로 인도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전은 1945년 이후의 현대 교육사를 세 시기로 구분하여 시기마다 지닌 특징을 통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현대 교육의 변화를 돌아보고 있다. 교육이 지닌 힘을 시간의 축을 따라 재해석하면서 교육은 무엇이고 학교는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하는지 교육현장의 기록들을 되돌아보며 사람을 기르고, 지역을 만들며, 열정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