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상하신리 마을 이야기
왜 살아 있을까. 살아있으니까 살아야 한다고 말은 한 적이 있지만 살아야 될 절실한 이유를 찾는 것이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대충 살아도 되고 재고 따지면서 살아도 되고 그건 사람들의 몫이다. 회사를 다닐 때면 연봉에 대한 이야기 혹은 협상이 중요한 이슈이기도 했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은 개개인의 가치를 증명하는 중요한 가치척도이기도 하다. 가치를 찾아가는 일과 그리고 척도를 높이는 것은 온전히 본인의 몫이다.
여러 가지를 복잡하게 생각하던 때에 가끔 고향 같은 공주 상하신리 마을을 찾았다. 상하신리 마을은 사람의 향기가 풍겨 나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을 속에 전해지기 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로 떠나는 한여름으로 진입했다.
상하신리는 상신리와 하신리가 합쳐져서 부르는 말이지만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윗마을, 아랫마을 사람들이라고 구분했다고 한다. 상신마을에는 주차장도 잘 조성이 되어 있다.
매년 이곳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장승을 저렇게 짚으로 묶어둔 것은 이곳에서 독특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짚으로 만든 것이 바로 금줄이 이라 부른다. 금줄의 역할은 무엇보다 잡인 출입 금하기다. 금줄은 닫힘과 열림의 경계선이었고 태어난 아기는 닫힌 성역 속에서 그 안전을 보장받았던 것이다.
계룡산의 자락에 자리한 곳이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남다른 곳이다. 금줄이 장승에 묶여있고 그 위로 솟대가 서 있다. 당집에 쳐두었던 금줄도 신성 구역과 일상 구역을 구분하고 갑신의 침입을 막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상하신리 마을에는 금줄이 참 많다. 금줄의 문화의 예는 장승, 탑, 당수나무 등에 감아둔 것이 특징이다. 감아둔 대상에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사람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어떤 대상이기도 하지만 가치를 만드는 것도 본인이다. 바위 위에 꼬인 금줄은 일상적으로 꼬았던 오른쪽이 아닌 신들의 공간이기에 왼쪽으로 꼰다. 시베리아에도 있는 금줄 문화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의 오키나와에도 있다.
상하신리의 마을의 특징이라면 금줄 문화다.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그 순간에 금줄은 제의의 매개자 역할을 하며 마을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면서 제축을 벌인다.
종교와 상관없이 당간지주를 처음으로 접한 것이 바로 상하신리의 당간지주였다. 당시 왜 저런 모양으로 당간을 세워서 알려야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상하신리 마을에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금줄, 솟대, 당간지주, 돌에 대한 모든 것이 있다. 북아시아 샤머니즘에서는 세계를 3층으로 나누고 있는데 각각의 층위는 상, 중, 하로 갈라지는데 아홉 마리의 새는 밑으로부터 하층, 중층, 상층을 상징한다.
처음 이곳을 오고 나서 오랜 시간 점진적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거의 10년을 지켜본 듯하다. 모든 문화현상이 그렇듯이, 지역마다 독자적인 특수성과 대외적 보편성은 함께 존재하게 된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상하신리 마을 사람들은 금기를 행하고 짚을 추렴 하여 줄을 꼬아 암줄과 숫 줄로 만든다. 암줄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는 믿음이 있다. 왜 사는지 아는 것은 본인뿐이다. 그런데 왜 어제 외국인과 있던 처음 본 여자(자신은 본적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며)가 특정 헬스장(심지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트레이너냐고 물어보는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