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품바의 최귀동 할아버지
성자라고 하면 보통 인간에의 헌신과 평생을 욕심 없이 살아간 일부의 사람들의 생각한다. 출신도 고귀하며 비교적 넉넉한 집안에서 자라난 것이 특징이다. 석가모니조차 왕가의 출신이어서 더 많은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음성에서 매년 여는 품바축제를 시작하게 만든 사람이 있다. 최귀동이라는 할아버지로 거지처럼 살았다. 당시 무극 천주교회로 부임한 오 신부는 깡통을 들고 절뚝거리며 성당을 지나는 거지 노인을 따라갔다 동냥해온 음식을 병든 18명의 거지들에게 먹이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가 바로 최귀동 할아버지였다.
음성읍내에서 위쪽으로 올라오면 음성의 금왕읍이 나온다. 금왕읍에는 나지막한 산들이 많이 있다. 병막산을 비롯하여 박산, 용담산, 굴암산, 매운 제산 등이 있는데 그중 용담산에는 용담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그 밑에는 최귀동 할아버지상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연민의 정을 갖고 있어서 평화롭다고 하다. 그렇지만 인간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배려를 하게 됨에 따라 점차 생활의 지혜를 익히고 사유재산을 갖게 된다. 이대 힘이 권리와 동일시되며 강자와 약자 사이의 불평등이 법률에 의해 고정된다.
오래간만에 찾은 용담산의 용담공원 쪽으로 걸어서 올라가 본다. 최귀동 할아버지는 품바의 인생을 실천하면서도 남을 도우면서 살았던 사람이다. 그 품바의 인생이 음성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산을 올라가려고 하는 것은 인간은 위로 올라가려는 속성이 있다. 루소는 인간 사회는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낳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불평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인간사회가 최강자를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형 사회에 다다르기를 멈추려 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용담공원에는 맨발 숲길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초화원이 조성이 되어 있다.
인간은 점차 자연이 가진 힘으로 인해 고통을 받게 되는데 고통은 경제적인 것도 그렇고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 것도 해당이 된다. 고통을 피하기 위해 생활의 지혜를 익히는데 다른 존재보다 우월해지기 위해 자존심을 만들어낸다. 자존심은 인간을 상호 경쟁관계로 만들며 계약의 개념에 기초하여 사유재산이 도입된다.
사유재산에서 자유로운 존재가 얼마나 있을 수 있을까. 품바의 정신은 사유로운 재산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져서 자연스러운 상태에 놓이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최귀동은 충북 음성군 금왕읍에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다. 일제 징용에서 돌아오니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고 몸은 병들어 무극천 다리 밑에 거적을 치고 걸인이 된다. 그 후 40여 년 동안 남의 밥을 얻어다가 자기보다 못한 걸인들을 보살피며 살았다.
음성군은 지난 2012년부터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자를 선정, 가장 낮은 곳에서 더 낮은 곳을 보살핀 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있다.
유지되던 평등은 소멸하고 빈곤과 불평등이 나타나며 강자는 약자와의 불평등을 고착화하기 위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법률을 제정한다. 약자는 더욱 약해지고 강자는 더욱 강해진다. 이렇게 소수의 기득권을 위해 약자는 빈곤에 예속되고 마는 것이다.
한 사람이나 소수의 사람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 사회가 어떻게 성립하는가에 착안함으로써 불평등을 해결할 원리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있을 것이다. 적어도 최귀동 할아버지의 일생은 비록 자신이라도 그런 길을 걸어가려고 했던 진정한 품바의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