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전환점

대전을 걷다. 대전을 읽다.

누구나 전환점은 있을 수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어떤 한 공간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그런 의미가 부여되기도 한다. 마흔이 되려 한다는 것, 긍정적인 이유도 있고 부정적인 이유도 만들어진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문장을 써 나가야 하는 상주적 여행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면 여성은 화를 내고 싶은 일이 있어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화내고 싶으니까 화를 내는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들던날 대전을 걷고 대전을 읽어볼 수 있는 공간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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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전이 철도역이 생기고 나서 만들어진 도시라고 생각하지만 오래전에도 이곳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 삼아 살아왔다. 물론 명문이라고 할만한 양반 가문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대전만이 아니라 공주, 논산, 옥천, 금산까지 시계를 확대해보면 충청 지역이나 중부권 전체에서 바라보는 문화의 역사나 전통의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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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곳을 다니지만 아마도 가장 많이 걷는 곳은 대전 일수밖에 없다. 그리고 상시로 대전을 가로 읽으면서 문학과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곤 한다. 대전 조선시대의 역사와 문학에서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박팽년, 송시열, 윤휴, 김만중, 신흠, 김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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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둘러보는 여행의 시작은 어느 곳에서 보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냥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가 이야기를 읽어보고 이해할 것 없이 대전이 이랬구나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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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옛 모습이 어떠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비교적 교통환경이 좋지 않기도 했지만 집과 학교 외에 다른 곳을 별로 가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대전천, 유등천, 갑천이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대전은 만인산에서 발원한 대전천과 금산에서 발원해 들어오는 유등천에는 버드나무가 많아서 버드내라고 불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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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과 전설이 숨어 있는 보문산, 산줄기가 닭 볕처럼 뻗어있는 계족산, 식량을 저장했다는 식장산 등...

- 회덕 가는 밤길 -

서리 가득한 물가에 달이 떠오르고,

긴 수풀 뚫고 난 길 냇가를 돌아가네.

산을 두른 들판에 푸른 절벽 열리고,

닭과 개 짖는 소리 물안개 너머 들리네

- 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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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대전의 명소를 문학으로 만나는 곳 문학의 보금자리와 작품의 안식처가 지도에 표기되어 있다.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조선시대 고전소설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지은 김만중은 유성구 전민동에 조부의 묘소가 있고 그 곁에 김만중의 충심과 효심을 적은 정려와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숙종 재위 시절 정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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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학자들은 자신들의 견해에 따라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걸었다. 대전의 윤휴는 중구 문화동 지역에서 생활했다고 하는데 젊은 시절 송시열과 만나 의기투합한 바도 있지만 벼슬길에 나가서는 정치적 견해 차이로 갈라섰다고 한다. 그리고 대덕구 송촌동에 살았던 송명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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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과 조선시대 인물을 공간과 연결시켜 구성한 이번 전시전에서는 대전을 아는 사람에게는 대전을 쓰고 기억하는 방법을 조금은 깨닫게 해 줄 듯하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때론 익숙하지 않은 공간 대전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대전의 모습의 발견을 통해 생생한 전환점을 맞이할 수도 있지 않을까.


2019 대전문학관 기획전시 대전 방문의 해 기념전

2019.07.12 ~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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