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20. 2019

재첩마을

하동 강변의 맛이 모인 곳

오래간만에 재첩의 맛을 다시 만나보았다. 하동군의 강변을 돌아보는 여행도 좋지만 더운 여름날 입맛을 되돌릴 수 있는 하동의 맛을 보는 것도 좋다. 하동의 섬진강 일대에서는 아낙들이 '거랭'이라는 막대기로 재첩을 잡는다. 섬진강 재첩은 섬진강의 민물과 남해의 바닷물이 합쳐진 곳에 주로 서식한다. 재첩은 눈을 말게 하며 피로를 풀어주기로 유명한 조개이기도 하다. 

하동 지역민들의 바다농사를 하는 공간 섬진강은 백사장처럼 넓은 모래톱과 자그마한 조개 재첩들이 사는 공간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강줄기처럼 이곳에서는 지역감정 같은 것은 없어서 좋다. 

이곳은 역사적으로는 고대 가야문화와 백제문화의 충돌 지대, 신라와 백제의 경계, 임진왜란과 정유왜란 때는 왜군의 침입 경로이기도 했다. 섬진강은 본디 모래가람·다사강(多沙江)·사천(沙川)·기문화·두치강 등으로 불릴 만큼 고운 모래로 유명하다.

마치 바다와 같은 느낌을 부여하는 섬진강은 풍부한 수량을 이용하여 하구에서 40㎞ 거리의 구례구까지는 항행이 가능하기도 했다. 하동읍 하류 하상이 낮아져서 바닷물이 올라오고 특산물인 재첩은 사라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종패를 뿌려서 다시 키우고 있다. 

이곳 근처에는 하동의 맛인 재첩 등을 가지고 요리를 하는 음식점이 밀집되어 있다. 위쪽으로 도로가 뚫리고 나고 아는 사람만 이쪽으로 내려와서 돌아가 볼 수 있다. 사천에서 고속도로를 통해 오면 이곳으로 오는 국도로 이어진다. 

한 식당으로 들어왔다. 덥기도 하고 어디를 가면 유독 배가 고파지는 것은 왜일까. 재첩은 하천 또는 강 하구의 기수역 아래쪽에서부터 수심 3m 이내까지 모래 바닥 속으로 파고 들어간 상태로 살아가며, 물속의 찌꺼기들이나 플랑크톤을 걸러먹고 산다. 

부추를 자잘하게 썰어서 넣고 재첩으로 우려낸 국물은 담백하고 시원해서 좋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다. 

재첩과 에는 재첩을 비롯하여 공주재첩, 일본재첩, 참재첩, 엷은재첩 등이 포함되는데 기수역(汽水域, 강물과 바닷물이 서로 섞이는 곳)에 분포한다. 수산식량자원의 가치가 높은 종이라고 한다. 

섬진강변 사람들에 전해오는 얘기 중에는 강조개를 많이 먹으면 “첩을 여럿 거느리고 하룻밤 사이에 3대를 본다.”라고 하여 강조개를 ‘재첩’이라 부른다는 말이 있기도 한다는데 그건 잘 모르겠다. 매년 여름이 시작되는 7월이 되면 섬진강에서는 재첩 축제가 열리는데 섬진강 모래 속에 숨겨진 '황금빛' 재첩을 찾으면 황금 한 돈을 받을 수 있는 보물 찾기가 인기가 있다. 내년에 한 번 황금 재첩을 잡으로 떠나볼까. 

매거진의 이전글 벽천의 능가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