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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7. 2019

별미

어죽, 어탕, 국수

별미라고 하면 어떤 의미일까. 우선 자주 먹는 것은 별미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가끔 먹어야 별난 맛이지 매일 먹는 식사라면 그것은 주식이 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별미에는 공통점들이 있다. 자주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럽고 번거롭다. 그리고 어떤 음식은 가격도 비싸서 자주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개인적으로 가끔 먹는 별미 중에 민물고기가 들어간 어죽이나 어탕, 어수제비, 생선국수들이 있다. 그 진득함에 꼭 몸이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충청북도와 충청남도에는 유독 민물고기로 요리를 하는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 대부분은 내륙에 몰려 있는 편이다. 바닷가에 면한 지역은 굳이 민물고기로 맛을 내는 것보다 잘 잡히는 바닷물고기로 만든 매운탕이 더 손쉽기 때문이다.  가을걷이가 대충 끝나가고 부는 바람이 제법 쌀쌀해질 무렵이면 내륙의 사람들이 은근히 기다리는 게 있었다. 후후 불어가며 먹는 어죽 한 그릇이면 허기가 말끔히 가시고 몸에는 훈훈한 기운이 감도는 맛이 남다르다.  

민물고기가 들어간 어죽, 생선국수, 수제 비등은 각종 민물고기의 내장을 제거하고 뼈를 발라 국수나 밥을 넣어 푹푹 끓여낸 음식이다. 식량이 부족하던 때 강가에 지천으로 널린 물고기를 잡아 한데 넣어 끓여낸 것이 어죽의 기원이라고 한다.   칼로리는 낮고 단백질이 높은 데다 칼슘과 무기질이 어우러져 맛이 남다르다.  

 제철 야채와 파, 마늘, 생강 등 갖은양념이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감칠맛으로 바꾸어주는 것이 민물고기가 들어간 음식의 핵심이다.  어죽은 오래전부터 먹었던 음식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홍만선이 쓴 산림경제에도 등장하며 지역마다 밥 혹은 국수를 넣어서 끓이는데 민물새우를 넣는 곳도 있고 고춧가루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제 칼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이 왔다. 따뜻한 어죽 한 그릇이 생각난다면 주저 없이 떠나서 어죽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워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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