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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4. 2019

정감록(鄭鑑錄)

상상 속의 마을 상주 우복동

사람들이 예언서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이 처한 처지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어떤 내용과 겹쳐질 때 예언서에 의지하다가 맹목적으로 믿기도 한다.  조선 중기 이후 민간에 널리 퍼진 예언서로 "송하비결"과 "격암유록"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예언서의 하나인 정감록이 있다.  조선의 흥망대세(興亡大勢)를 추수(推數)하여, 이씨의 한양(漢陽) 몇 백 년 다음에는 정씨의 계룡산 몇 백 년이 있고, 그다음에는 조씨(趙氏)의 가야산 몇 백 년, 또 그다음에는 범씨(范氏)의 완산(完山) 몇 백 년과 왕씨의 어디 몇 백 년 등등으로 계승된다는 내용이 대화 형식으로 나온다.

그 정감록에서 언급된 마을이 바로 상주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청담 이중환은 택리지에 상주의 이곳을 우복동이라고 칭함으로 전국 각지에서 감록 사상을 심봉하는 자와 관직을 버린 선비들이 여생을 조용히 보내고자 이곳에서 모여들어 마을의 크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정감록 이야기 때문인지 몰라도 살기 좋은 곳의 분위기가 풍기는 것만 같다. 이곳은 여름에 휴가지로 인기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가을에 단풍을 보기 위해 여행을 하며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상주의 용주리와 농암면이 접해있는 우복동은 먹고사는데 필요한 물산을 짓는데 필요한 조건도 갖춘 곳이라고 한다. 흙이 많다는 외산은 농사 지을 수 있는 토양조건이 갖춰졌다는 뜻이다. 잠시 머물렀다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대를 이어 살만한 가거지(加居地)의 조건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오래된 소나무들이 즐비한 이곳은 시비가 있는 시비공원이다.  

살기 좋은 곳을 만들고 그곳에서 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일 것이다.  그렇지만 자원은 한계가 있고 균형적으로 분배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실제로 조선왕조는 정감록 신앙이 갖고 있는 현실 변혁적인 능력에 두려움을 느껴 정감록을 소지하기만 해도 구속할 정도로 무자비하게 탄압한 것도 사실이다.  

가장 먼저 단풍시기가 온 곳은 설악산이고 이어 오대산, 치악산, 월악산, 속리산으로 이어진다. 이번 주가 속리산은 단풍이 절정을 맞이할 듯하다. 속리산의 전면 상주지역은 자연이 스스로 절경을 이룬 보고로 천황봉 입석대, 신선대, 문장대, 관음봉, 형제봉, 도장산, 청화산, 강선대 등은 글이나 그림 그 어느 것으로도 형용을 불허하는 절묘 와 신비의 영산이다.

상주 쪽에서 올라가는 속리산의 문장대의 나무들은 가을색으로 단풍이 들어가고 있었다. 미래의 이상적 주권자(主權者)가 나올 지기(地氣)를 예측하는 점에서 현재 질서를 유지하려는 지배계급에게 폭력으로 눌려 사는 민중의 메시아사상이 있던 정감록으로  도선(道詵)·무학(無學)·토정(土亭)·격암(格庵)·서산대사(西山大師)·서계(西溪) ·정북창(鄭北窓) ·두사총(杜師聰)등의 예언서에서 발췌한 것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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