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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1. 2019

시간의 저축

울산 문무대왕비의 대왕암

살다 보면 미래를 대비하며 저축을 한다. 보통 저축이라고 하면 금전적인 것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능력에 대한 저축이다.  돈은 사라질 수 있지만 개인이 가진 고유의 능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업은 돈을 벌기 위해 활동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바로 눈앞에 금전적인 이득은 되지 않더라도 시간을 저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연 시간은 어떻게 저축할 수 있을까. 자기의 능력을 최대화하는 것이 바로 시간의 저축이다. 필자의 경우는 시간의 저축은 바로 콘텐츠로 만들어진다. 

이곳 대왕암 공원은 우리나라에서 울주군 간절곶과 함께 해가 가장 빨리 뜨는 대왕암이 있는 곳이다. 울주군에서 유명하다는 울주군의 고기를 지인과 먹고 울산까지 내려왔다. 솔직히 사는 지역에서 울산은 상당히 멀다고 느껴지는 곳이어서 자주는 가지 못했던 곳이다.  

글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과거에 수많은 문학인들이 사는 동안에 여유롭게 살지 못했다.  아지 여유로운 것은 둘째 치고라도 생활고에 시달린 사람이 많이 있었다. 그러다가 비극적인 생애를 맞이한 문학인들도 많다. 그중 위대한 개츠비를 쓴 스콧 피츠 제럴드는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살아간 문학인이었다. 스콧 피츠 제럴드의 어머니는 아들이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고 충족시켜 주며 응석받이로 키웠다. 

대왕암은 특이한 색을 가진 암석이다. 그 색이 바다와 어우러져 남다른 풍광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불그스레한 바위 색이 짙푸른 동해 바다색과 대비되어 아주 선명하다.  왕의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난 문무대왕비가 남편처럼 동해의 호국룡이 되고자 이 바위로 바다에 잠겼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무대왕은 경주에 묻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스콧 피츠 제럴드는 유약한 정신으로 인해 살아 있는 내내 많은 고민과 정신적인 아픔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작가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지만 생활고로 인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작품의 각색을 돈을 벌기 위해 손을 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존심이 상해 각색한 것도 이름을 남기지 않기를 바랬다. 그는 45세의 나이로 1940년 12월 21일, 피츠제럴드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궁핍한 삶은 안타까울 정도였다고 한다.  

날이 이렇게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풍광을 만들어내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조그마한 날개라도 있으면 공중에 뜰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공원 입구에서 등대까지 가는 길은 600m 송림이 우거진 길로, 1백여 년 아름드리 자란 키 큰 소나무 그늘이 시원함과 아늑함을 선사해주는 곳을 지나서 바위 사이로 잘 만들어진 길을 걷다 보면 대왕암의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다.  

탕건바위와 자살바위, 해변 가까이 떠 있는 바위섬, 처녀봉 등이 시야를 꽉 채우며 대왕암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시간을 저축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돈을 저축하는 것이 1차원적이라면 시간을 저축하는 것은 고차원적이다.  사람에게 모두 시간은 균등하게 주어지지만 흘려보내는 사람과 자신의 어디인가에 머물러 있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오늘 그냥 흘려보낸 시간은 내일이 되면 그냥 흘러간 시간일 뿐이다. 내일이 되어 오늘이 단지 10월 21일이었지라고만 생각할 것인가. 울산 대왕암에도 기억의 시간이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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