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Oct 24. 2019

밝음을 지향하오.

가을 단풍에 물든 천안 박물관

모든 존재에는 반드시 피는 순간이 있듯이 지는 시간도 있다.  피는 것은 순간이오 지는 것은 시간이다. 순간과 시간은 같은 척도를 지닌 것 같으면서도 그 의미는 다르다. 시간은 깨달을 수 있지만 순간은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그 순간이 언제 올지 모르기에 밝음을 지향하면서 살아가려고 한다. 어두운 곳에서는 그 순간을 잡지 못할 것 같아서 어떤 상황에서도 밝게 있으려고 한다.  

천안에서 다양한 전시전이 열리는 천안박물관은 기획전이나 상설 전시전의 공간 말고도 트래킹 할 수 있는 구간도 있다. 천안박물관의 아래에서 위쪽의 낮은 야산으로 길이 이어진다.  

가을 단풍은 아름답지만 지는 낙엽이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 짧지만 아름다운 순간이 가을이라는 계절이다. 산책로의 중간에 있는 단풍이 더없이 붉게 물들어 있다. 아름다운 색을 보여주고 곧 지는 시간이 온 후에 겨울이 올 것이다. 2000년이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천안의 버드나무와 흥타령축제가 열리는 저 앞에 공간이 이렇게 아름답게 물드는 것을 보는 것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천안박물관에서 기획전으로 25일부터 '의서, 치유의 기록'전이 2020년 3월 3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특별전을 통해 오래 살고 복을 누리며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바라는 수복강녕에 대한 염원을 유물로 살펴볼 예정이다.  

전시는 2부로 구성되며 제1부에서는 수복문함, 십장생무늬수저집 등 무병장수의 염원이 담긴 조상들의 생활도구를 선보일 예정이며 제2부에서는 동의보감, 만병회춘 등 질병치료를 위한 각종 의서와 제약기구들을 통해 무병장수의 바람을 담은 유물들이 공개된다.

의료기술이란 것은 그 목표가 사람을 살리는 데 있었던 조선시대에는 광제비급이란는 의서도 있었다. 1790년(정조 14)에 함경도 관찰사 이병모가 함경도 사람들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여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편술하였다.   이해하기 어려운 병리설을 피하고 주로 구급·잡병·부인병·소아병 등에 관한 경험의 요방들을 수록하였으며 누구나 구할 수 있는 각종 약재들의 단방치험을 많이 기재했다.  사람에 대한 따뜻함을 가졌다면 밝음을 지향한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잔의 여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