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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1. 2019

배 타고 배 먹고

하동 섬진강변의 하루 

배로 유명한 곳은 천안지역의 성환배, 전남지역의 나주배도 있지만 섬진강변에서 재배되는 하동배도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이맘때 하동의 섬진강으로 가면 배를 파는 점포들이 즐비하다. 하동의 섬진강을 타고 올라가는 길목에 배를 타고 배를 먹으러 가는 길이다. 물이 많은 과일로 대표적인 것이 수박과 배다. 배에는 수분, 식이섬유, 미네랄 등이 풍부해서 다양해서 감기나 변비 치료 등에 효과도 있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동의 섬진강은 물고기가 지나가는 길이며 재첩이 아래에서 숨 쉬고 위로는 사람이 타는 배가 지나가는 물길을 열어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하동은 가을로 열려 있고 섬진강이 이어주고 있었다.  

섬진강변의 길로 가다 보면 제철이라는 하동배를 파는 곳이 나온다. 하동 배는 물 빠짐이 좋은 섬진강변의 사질양토에서 재배되어 석세표가 적은 대신 육질이 부드럽고 아삭해서 당도가 높다. 보통 팔리는 배는 두 종류로 하나는 크고 달달한 맛의 배와 조금은 작지만 약간 시면서 시원한 맛의 배다.  

두 종류의 배는 그 크기나 색깔도 전혀 다른 모습이다. 무엇을 선호하든지 간에 맛이 다르기 때문에 요리에도 활용을 할 수가 있다.  올해 하동배는 배 생육기에 기상환경이 양호하고 풍부한 일조량에 병해충 발생이 적어 예년보다 씨알이 굵은 등 품질이 우수하다고 한다.  

필자가 선택한 배는 이 배다. 배를 활용하여 물김치도 담아볼 수 있는데 시원한 맛을 내는데 생각보다 적지 않은 역할을 해준다.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길은 걸어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가도 좋지만 천천히 드라이브를 해도 가을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봄이 되면 아름다운 벚꽃이 섬진강변에 피어 있어서 봄의 향기를 만끽하게 하지만 벚꽃이 질 때 피는 이화(배꽃)의 향연 역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꽃을 피웠으니 열매를 맺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배나무의 배꽃 이화(梨花)는 그 향기가 곤충에게는 무작위로 좋은 향을 풍기고 있지 않은 까닭으로 벌과 나비가 다른 꽃과 달리 마구잡이 접근하지 않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런 풍광을 만들어내는 것이 빛의 영역이다. 빛은 때로는 입자로 존재하며 때로는 파동으로 존재한다. 입자와 파동은 음과 양과 비슷한 느낌이다. 인간 역시 때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고 멈추어야 할 때가 있다. 나아감과 멈춤을 반복하면서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80여 년 재배 역사를 자랑하는 섬진강 만지 배는 육지에서 배꽃이 가장 먼저 피는 만큼 수확이기도 빨라 다른 주산지 배와 경쟁력에서 앞서는데 하동 배마을이 조성되어 있을 정도로 하동의 유명한 대표과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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