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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4. 2019

김 (海藻)

보령 대천해수욕장의 김 축제

한국인의 밥상에서 잘 올라가는 반찬 중에 김치와 겨룰만한 것으로 김만 한 것이 있을까.  김은 그 자체로도 완벽하다고 생각할 만큼 밥과 잘 어울리는 음식 혹은 반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김을 양식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 중기로 추정하고 있다.  김은 해조를 활용하여 만든 반찬으로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방식을 사용하여 만들어 왔다.  

1600년대에는 대나무나 참나무 가지를 간석지에 세워 김을 이 가지에 달라붙어 자라게 하는 섶 양식이 시작되었다는 김을 만드는 방식은 지금도 유효하다.  1920년대에 떼발 양식을 개량한 뜬발 양식이 시작되었는데, 이 방법은 김을 날마다 일정 기간 동안만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으로 최근에도 이 방법으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맛있는 김만큼 간단하면서도 매력적인 반찬은 많지가 않다. 요즘에는 다양한 재료를 넣은 김이 만들어져서 김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축제장에서는 김을 직접 구워서 먹기도 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김을 약간 가져갈 수도 있다.   발에서 떼낸 김을 발장에 넣어 말린 것을 마른김(乾海苔)이라고 하여 먹는다.  김에는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마른김 5장에 들어 있는 단백질 양이 달걀 1개에 들어 있는 양과 비슷하다고 하니 이제 김을 많이 먹어야겠다.  

김은 다양한 조건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음식이기도 하다.  김을 양식할 때는 12월~1월 에 김을 따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이는 바닷물의 온도 때문이다. 1.024 정도의 염분도가 유지되는 곳이 양식하기에 적당하다고 하는데 남반구와 북반구의 조간대 상부에서 자라며 하수가 빠지는 지역처럼 질소가 풍부한 물에서 잘 자란다. 

김의 다양한 매력이 있어서 많은 김을 가져가고 싶었지만 김에도 유통기간이 있기에 적당한 양만 구입하였다.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여러 김을 먹다 보니 어떤 것이 맛있었는지 혼돈이 오기 시작했다. 문경에 가서 사과를 먹을 때 든 느낌과 비슷해지는 것과 같다.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고,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해주는 성분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마지막으로 들른 집이 가장 맛있다는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해본다.  

이곳에서 여러 장난(?)을 하면서 좀 쉬어보았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대나무나 나무로 된 섶을 세워서 양식하기 시작하였다는 이야기와 약 360년 전에 관찰사가 지방을 순시할 때 그 수행원 중의 한 사람이 김의 양식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김의 매력은 대천해수욕장에서 충분히 느껴보았다.  

한자어로는 ‘해의(海衣)’·‘자채(紫菜)’라고 부르는 김은 이제야 다시 그 매력을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 민속에 정월 보름에 밥을 김에 싸서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는 속설이 있는 김은 가볍지만 그 영양가만은 가볍지 않은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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