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Nov 11. 2019

사마소

멈추면 퇴보하고 고이면 썩는다. 

개인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자세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받아들이며 공부하는 것이다. 멈추어 있으면 자신이 뒤처진 것을 감추려 하고 고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깨끗해질 수 있다고 덧칠을 하려고 한다. 역사적인 장소를 많이 가보는 편인데 사마소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처음에는 좋은 목적으로 지방의 고을마다 생원과 진사들이 모여 친목과 학문, 정치, 지방 행정의 자문 등을 논하던 곳이었다.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사마소는 지역의 이권을 챙기며 압력 단체로 발전하면서 폐단이 훨씬 커졌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좋은 목적으로 출발하였더라도 그 중심을 잡아줄 제3의 견제 조직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결국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위해 변하기 때문이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57호로 지정된 옥천 옥주 사마소가 자리하고 있다. 옥주 사마소는 효종 5년(1654)에 의창을 뜯어다가 지은 것이라고 한다. 건물의 규모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큰 일 혹은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자리에 오를 사람이라면 멈추지 말아야 하며 고이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정체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수많은 유혹이 있고 그 유혹을 뿌려 칠 능력은 노력에 달려 있다. 

사마소로 사용되었던 건물로 들어가 보았다. 생원과 진사들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지식인이기도 했기에 지방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많이 낼 수 있는 계층들이었다. 

사마소로 인해 수령과 향리들이 그들의 세력을 막지 못하고 지방통치에 간섭을 받기도 했다. 커진 세력은 노비와 토지를 가지고 재산을 늘리거나 백성들을 마구 잡아들여 벌을 주는 등 행패를 부리는 것이 일상이기도 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옥천의 옥주 사마소는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림 속의 가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