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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5. 2019

하나의 문장

KT&G 상상마당의 전시전

직장의 단체 카톡방이나 밴드 등에서 직장인들이 싫어하는 상사의 행동이 하나 있다고 한다. 매일 아침 좋은 문구라고 생각하면서 어디선가 퍼온 좋은 문구를 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직접 쓰지도 않았는데 심지어는 공감이 안 되는 내용이어서 스크롤의 압박만 만든다고 하니 문장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볼 수 있다. 기계적으로 보내는 내용은 공감받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하나의 문장은 충분히 울림을 줄만할 수도 있다. 문구를 보기 좋게 써서 표현하는 것을 캘리그래피라고 하며 비석 등에 끌로 파서 새기는 에피 그래피와는 구분된다. 

하나의 문장에는 삶을 관조할 수도 있고 울림을 만들 수도 있는 힘이 있다. 여성분들이 캘리그래피에 빠지는 이유는 와 닿는 문장을 KALLOS는 아름다움과 GRAPHY는 서법(書法)으로 표현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온통 자극적인 뉴스만 넘쳐나는 이때에 마음을 어루어만지는 차분한 문장이 정신건강에는 더 좋다. 

논산 KT&G 상상마당에는 전시전을 열 수 있는 공간도 있는데 11월의 가을에는 마주함 캘리그래피를 만날 수 있었는데 부제는 '오늘을 기록하고, 기억하다'이다. 이번 전시는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하루, 도 하루 그 하루를 좀 더 특별한 날로 보내고 싶고 또 그 소중한 하루를 기억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담은 전시라고 한다.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누군가를 만나느냐에 따라 사람의 성정도 달라진다고 한다.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사사로운 나를 극복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고정 불변하다는 고집을 버리는 것이 타인을 사랑하는 시작점이라고 한다. 내 생각과 감정이 친구의 친구의 친구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캘리그래피는 모두 하나의 문장을 여백에 써 내려간다. 어떻게 배치할지는  캘리그래퍼(calligrapher)의 몫이다. 필체가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드러내듯, 캘리그래퍼는 제품의 내용과 느낌을 글씨로 드러난다. 

 "글씨의 법은 마음의 법을 따라 나오는 것이니, 글씨를 쓸 때 유명한 글씨만을 따를 필요는 없다" - 퇴계 이황

캘리그래피를 보면 대부분 한글로 쓰여서 그렇지 서예와 매우 유사한 점이 많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의 공간으로 들어가 본다. 저곳에는 항상 갈 때마다 기다리고 있는 어린 왕자가 있다. 

무엇을 지향하며 사느냐가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마음은 뜻을 따르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생각대는 대로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당신은 사는 대로 생각할 것이다."라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고 미래에도 유효한데 프랑스 소설가 폴 부르제도 말하기도 했다. 겨울의 초입에서 날이 많이 추워졌지만 좋은 문장의 온도는 마음을 1도를 올려주는 에너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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