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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31. 2019

2020의 변화

실체적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2019년의 마지막 날 얼어 죽는 줄 알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 대신에 추우니까 겨울이다라는 문구가 절로 떠오르는 날이었다. 다시 돌아보면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아주 알차고 치열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가 소중했고 가치가 있었다.  이제 다시 10년 단위의 변화가 시작이 된다. 2000년, 2010년을 지나 2020년에 이르렀다.  10년 단위마다 큰 변화가 있었다. 지금까지의 변화보다 앞으로 10년의 변화는 많은 것을 바뀌게 할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부분 은퇴하고 그 자녀세대가 본격적으로 30대에 진입을 하게 된다. 오래간만에 군산 선유도를 갔지만 너무 춥고 바람도 많이 부는 데다 옷도 겨울 멋쟁이 얼어 죽는다는 말에 딱 걸맞게 입고 갔었다. 

얼어 죽을 것 같지 않은 집에 와서 보니까 나름 멋진 선유도의 모습이다.  새만금이 없었다면 군산, 김제, 부안이 하나로 이어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길이 가는 곳에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으면 길이 생겨난다. 그리고 새만금은 국내 최대 방조제로 없었던 길을 만든 창조의 공간이기도 하다. 

겨울 여행하면 단풍이 가장 먼저 생각나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곳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란 생각이 들지만 추운 날에는 가고 싶지가 않다.  그래도 이런 고통(?)이 남아 있기에 아주 강렬한 마지막 날로 기억이 되지 않을까. 최근 전 법무장관을 기소한 검찰의 사유중 하나가 자식의 미국 대학 과제를 온라인으로 도와준 것이 업무방해라는 것을 보았다. 미국 소재 대학의 업무방해까지 생각해주는 상냥함(?)은 뒤로하더라도 대학생활을 하는 자식을 도와준 것을 업무방해라고 기소해버린 검찰의 그 행태에 괜히 얼굴이 빨개진다. 검찰의 그 행보의 창피함은 국민의 몫인 걸까? 게다가 공수처 설치가 헌법에 위반이 된다는 야당의 주장 또한 참 재미있다. 헌법에 규정된 검찰의 역할은 영장을 발부받는 단 한 가지만 적시되어 있다.  기소나 수사권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헌법을 언급한다는 자체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것이다. 

저성장이 본격화되며 2020년은 대충 하면서 살았던 사람과 노력하며 실력을 쌓아왔던 사람과 극명하게 갈리게 될 것이다. 독일과 일본이 지난 20년의 충격에 다르게 느꼈던 것은 바로 경제성장률이 급격하게 달라진 일본과 꾸준하게 저성장을 했지만 공고하게 다져온 독일과의 차이였다. 한국 역시 2010년 이전 5%가 넘는 경제성장을 달리다가 2011년 들어 반토막이 났고 이 분위기는 2019년까지 이어졌다. 2020년대라고 해서 딱히 달라질 것은 없다. 아마도 1%~2%대에서 계속 머물 것이다. 

고군산군도는 선유도, 야미도, 관리도, 무녀도가 대표적인 섬으로 현재 상당수의 섬들이 새만금 방조제에서 직접 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여행은 안정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고 피곤한 여정의 연속으로만 느껴질 수 있다. 여행은 아주 조그마한 용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라는 생각이 들지만 시원함을 넘어서 차가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여행은 무언가 갖춘 다음에 떠나야겠다. 자신이 스스로 타인의 가치를 찾아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남을 탐구 하거나 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2020년은 어떻게든 기회와 여유를 만들어온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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