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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7. 2020

눈감고, 대전

대전을 가장 먼저 만나기

대전을 그냥 지나가 본 사람이나 역전이나 고속터미널에서 잠시 머물렀던 사람이 물어볼 때가 있다. 특히 서울 쪽에서 주로 살았던 사람들은 대전은 어디가 도심이에요?라고 묻곤 한다.  내비게이션에서 어떤 도시를 검색할 때 거리의 기준점이 되는 곳은 바로 시청이다. 눈감고 대전의 중심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대전 서구에 자리하고 있는 대전시청이고 대전시청에서 백화점 쪽으로 걸으면 현재 가장 번화가가 나온다. 

대전시청을 축으로 보라매공원이 있고 공원에서 걸어서 내려가면 서구청이 나온다. 서구청의 바로 앞에는 샘머리공원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서구를 대표하는 힐링하트 페스티벌이 매년 열린다.  도시에 살다 보면 어떤 지역을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는지, 유독 아끼는 것의 매력은 무엇인지 등을 깊게 생각하다 보면 자신만의 개인적인 이유와 사연을 발견할 수가 있다. 

한밭종각에서 대전시는 2020년 1월 1일 0시 시청 남문광장 한밭종각에서 타종행사를 갖고 장엄하고 우렁찬 종소리로 새해 시작을 알렸다. 첫 타종이 울리는 순간 현장의 시민 모두가 ‘새해 소망성취’를 기원하였는데 모두들 2020년을 맞으면서 각자 이루고 싶은 것을 가슴속에 담았을 것이다. 

사람의 후신경은 생각보다 섬세해서 만 가지 이상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도시의 향기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성향에 다라 달라서 객관화가 어렵다. 도시마다 다르지만 대전의 중심의 냄새는 도심 속의 자연과 같은 숲향이 난다.  


도심축을 형성하고 있는 보라매공원에서는 매년 말부터 새해까지 힐링 아트트리 빛에 물들다는 크리스마스트리축제를 연다. 올해는 1월 10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보라매공원 크리스마스트리의 야경이 켜지면 이런 모습이 된다.  도시 경관을 계획할 때도 그림을 그릴 때와 마찬가지로 색채 팔레트를 활용하여 만든다. 배경이 되는 주변 환경을 어떤 색이 구성하는지 분석하고 인문적 특성을 고려하여 만든다.  

도심 속 갤러리가 있는 곳으로 내려오면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연중 다양하면서 소박한 전시전을 열고 있다.  일러스트부터 학생들의 작품들이 있으니 가끔 멈추어 서서 감상해봐도 좋다.  

지역마다 생각나는 음식도 문화이지만, 음식을 먹는 방식도 하나의 문화다. 이날은 눈감고, 대전을 만나보기 위해 무작정 나와서 걸어보았다.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를 뒤로하고 걷다가 배가 고파지니 죽집으로 향했다. 대전을 한 번도 안 와본 사람에게 눈감고, 대전을 말할 수 있는 곳은 대전시청이 시작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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