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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3. 2020

이동의 가치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의 예술

예술이나 무언가의 가치의 본질을 발견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다. 르네상스를 열었던 사람들이나 많은 업적을 남긴 철학자는 대부분 안정된 직업보다는 삶의 방식을 고찰하였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 역시 어머니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매각하여 얻은 자금을 가지고 연구자로서의 삶을 살았으며 자신의 모든 생애를 이성을 계발하는데 스고 자신이 정한 방법을 이용해 진리를 인식하는 일에서 전진하였다.  모든 움직이는 것에도 예술의 가치는 부여될 수가 있다. 우리가 볼 때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도 이동의 가치와 예술의 의미는 부여되고 있다.  

오래된 것에 가치를 찾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1년 동안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에서는 다양한 전시전이 열리는데 아티스트 프로젝트(Artist Project)는 'Art is Science & Technology'의 합성어로 예술과 과학, 과학과 예술의 영역 간 융합 프로그램이다. 작년부터 올해 초반까지 물리적인 '이동'을 주제로 나현, 남화연,   믹스라이스, 이창운 작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끊임없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레일 속에 원형의 물체가 보인다. 원형의 물체가 컨베이어 벨트 위의 동력장치를 통해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밑으로 떨어지는 반복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한 방향으로만 일방통행 해야만 하는, 그렇지 않으면 레일에서 벗어나 낙오하게 되는 획일화된 사회 시스템을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특별한 식물을 '선택', '재배', 또는 '개량'해낸 주체라고, "내가 식물을 고르고, 내가 잡초를 뽑고, 내가 열매를 수확한다"라고, "정원의 주인은 나"라고 자부한 인간을 식물의 관점으로 볼 수 있다. 고요한 가운데 식물은 자신의 생존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했던 '튤립 열풍'과 더불어 튤립의 사회사가 기술되어 있는데 이는 곧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 욕망의 자연사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과거 튤립 열풍과 가상화폐의 광풍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경제적인 가치로는 환원할 수 없는 사회적 이슈들은 여전히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주를 초래하는 사회 현상학적인 측면의 영상, 사진, 드로잉의 다양한 에피소드도 볼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영원히 있을 것 같은 식물은 진화의 과정을 겪기도 하면서 고유한 생태적인 특징을 가지면서도 물리적으로 이동하기 힘든 식물은 이주도 하고 있다.  오래된 건물 속에 전시된 작품을 통해 이동 혹은 이주하는 다양한 종류의 삶을 살펴보고 현대미술이 테크놀로지와 어떠한 방식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전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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