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김칫국

묘하지만 시원하게 먹는 음식

음식을 하다 보면 재료가 한정적일 때가 있다. 얼마 없는 재료로 무언가를 만들어 먹고 싶기는 한데 나가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런 때면 오래된 냉장고의 구석구석을 뒤질 때가 있다. 어떤 재료가 어우러져야 맛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말이다.  지인이 필자보고 왜 김치를 담그는 것에 목을 매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어머니에게 있었다. 어머니가 담근 김치는 무미건조하다시피 맛은 없는데 그냥 무지하게 짰다.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는 도시락을 싸가야 할 때였는데 집에 반찬이 별로 없어서 주로 김치를 싸서 갔었다. 친한 친구들과 그룹을 지어서 식사시간에 밥을 먹었는데 아무도 내가 싸온 김치에 손을 대지 않았다.  물론 나도 다른 친구들이 싸온 반찬을 주로 먹었다.  그러다 보니 싸온 김치를 그대로 싸서(차마 버리지는 못하고) 집으로 갔는데 문제는 한 번 패킹을 연 도시락통이 새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교과서에 주황색으로 물들이면서 김치 물이 드는 것이 일상다반사였다. 그냥 맛있는 김치가 항상 그리웠던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이날 만든 음식의 재료는 간단했다. 김치 조금 남은 것과 전에 어죽을 끓이기 위해 사놓은 민물새우, 청양고추, 전복내장, 마늘, 약간의 고춧가루와 재료가 첨부가 되었다.  

1월은 설이 되었을 때 만들 예정인 음식 외에는 이 음식이 마지막일 듯하다. 

청양고추와 고춧가루 등을 넣고 잘 끓여주었다. 고기를 잡아 붕어, 메기, 가물치, 동자개 등을 푹푹 끓여 고춧가루를 풀고 갖은양념과 민물새우를 넣어 시원한 국물을 내는 어죽을 끓여내는 충남 식 어죽의 나머지 재료인 민물새우가 이날 음식을 보강해주었다.  

민물새우, 새뱅이, 토하라고 불리는 식재료는 1 급수 계곡물에만 서식한다. 토하에는 키틴 올리고당이 있는데 성인병과 중풍에도 효과가 높으며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소화 촉진까지 돕는다고 한다. 맑은 물속에서 서식하는 민물새우로 음식을 만들면 흙 향기 속에 깔끔한 맛 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