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위선양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이 과연 애국인가.

개인적으로 수많은 영화를 보고 때론 평을 쓰고 시사회에도 초대를 많이 받는 편이다. 영화평론을 통해 업으로 먹고살고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그 세월이 10년이 넘었으니 나름의 기준을 가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에 대해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애국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지금이 1980년대라면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는 있었다. 당시라면 한국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시기였으니 말이다.


매년 한국사람들이 아카데미 수상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면 이해할만하다. 영화에 관심도 없었던 사람들 아니 아카데미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고 미국 자본에 의해 어떤 수상작을 선정했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다면 공감을 할 수 있다. 미국 영화에 권위를 부여한다는 아카데미가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적으로 성공이라던가 명성을 얻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그것이 국위선양과 연결이 된다고 볼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국위선양을 통해 얼마나 한국의 경제상황을 개선하였던 것일까.


모든 것을 차치하더라도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보면 딱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양극단의 계층의 삶을 통해 블랙코미디를 보여주려고 했는지 몰라도 별로 와 닿지 않았다. 돈은 있으나 품격 없이 멍청한 상류층의 삶과 돈은 없는데 노력 없이 잘 살려는 우매한 하류층의 삶이 대비하여 그려진 영화다.


언론이 극찬일색이다. 심지어 데드풀로 인기를 얻고 그 와이프만 살짝 부러운 라이언 레이놀즈 같은 배우가 말한 것을 언급하면서 마치 기생충이 미국 전역에 열풍을 이끌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유명한 배우나 감독이 말하면 그것이 정답이라는 것처럼 몰고 가면서 당신들도 이 흐름에 동참하라고 말하고 있다. 차라리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이 지금까지 얼마나 왜곡된 관점을 통해 백인을 대변하였는가를 보여주면서 변화를 이야기했다면 납득이 갈만하다.


재미는 그다지 있지 않지만 사회와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그린 영화를 미국인의 관점으로 잣대를 들이대면서 상을 주는 것은 그들만의 상잔 치일 뿐이다. 류현진이 연봉을 얼마나 받는지 손흥민이 골을 넣었는지 궁금해하는 것보다 자신의 삶이 훨씬 중요하지 않을까. 그들의 성공이 자신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보상을 해주지도 않는데 마치 국위선양을 하는 이들을 응원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다독인다.


개인적으로 평을 할 수는 있다. 의미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혹평을 할 수도 있고 호평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사대주의 명성에 휩쓸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금 시대에 아카데미 수상이나 빌보드 차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애국과 연결이 된다는 것은 아무래도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먹고사는 업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걸로 10년 넘게 이야기를 했던 사람의 관점을 가볍게 말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 차라리 그 영화를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물어보고 지금의 아카데미 시상과 그 무게를 이야기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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