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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5. 2020

나만의 풍경

홀로 만끽해보는 괴산의 소금강

영화 속에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충격적인 장면을 본 기억이 난다. 스크린 속에서는 거리에 사람이 아무도 없고 도로에는 종이만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올해 처음 찾아간 괴산의 멋진 풍광을 만들어내는 소금강에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멀리서 흘러오는 계곡의 물소리만 들려오는 가운데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절경은 필자만을 위한 것 같았다. 

괴산의 소금강에는 소금강 휴게소도 있지만 지금은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 밖에 나가면 카메라를 들고 다녀서 그런지 몰라도 가끔 그 지역분들이 와서 말을 걸 때가 적지 않다. 바쁘게 걸어가면서 대답을 해드리기도 하지만 온전하게 풍경을 만나보고 싶지만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그분들과 대화를 이어나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걸어가는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작년에 처음 소금강을 보고 오는 길에 큰 사고가 났기에 조금은 다른 느낌을 받는 여행지다. 작은 금강이라고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낸다는 곳이다. 

괴산의 소금강으로 흘러가는 물은 화양계곡을 채운다. 화양계곡은 청화산(988m)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흐르는 화양천과 그 주변에 있는 가령산(646m), 도명산(650m), 낙영산(746m), 조봉산(687m)을 어우러져 흘러간다. 특히 화양계곡의 주변에는 높은 산과 암반, 천연의 소나무 군락 등이 화양구곡의 자연경관을 구성하고 있다. 

다양한 식생이 자라나기에 척박하기에 절경이 만들어진다. 비움의 미학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괴산에는 절벽·바위·소·담(潭) 등 다양한 자연경관이 만들어졌는데 그만큼의 보물 같은 풍경이 넘쳐흐른다. 

아래로 내려와서 맑은 계곡물이 흘러가는 것을 그냥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쉴 수 없고 비슷한 수준의 돈을 벌거나 돈을 가질 수도 없다. 가진 것에 만족을 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을 깨닫는 것만큼 중요한 때다. 괴산의 소금강을 보고 나니 갑자기 산수화가 그리고 싶어 지는 충동을 받았다. 사람은 무뎌지고 기억은 희석되지만 살아갈 수 있는 날보다 더 오래도록 괴산의 소금강은 이 자리에서 그대로 있을 것이다. 캐릭터나 만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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