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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22. 2020

매실장아찌

이렇게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란... 

오래간만에 멀뚱멀뚱 냉장고 속에 무엇이 들어가 있나 쳐다보았다. 식재를 사서 쟁여놓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필요한 때만 구입하고 만약 재료가 남았다면 그걸 조합해서 무얼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편이다. 작년에 매실을 사서 지인에게 주었더니 청을 담가서 주고 매실을 준 통이 보였다. 거의 10개월이라는 시간을 묵혀둔 식재료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매력이 커지는 음식들이 있다. 매실도 그렇다. 조기 숙성해서 먹을 수도 있지만 역시 시간이 지난 것에 비할바가 못된다. 

양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나누어서 먹으면 또 금방 동이 난다. 냄새를 맡아보니 신선하기도 하지만 시간의 숙성으로 인해 더욱더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냉장고 등에서 남아 있는 식재료를 꺼내었다. 대파 한 조각, 마늘을 빼놓고 밤 고추장과 칠곡의 유명한 조청과 참기름, 고춧가루, 통깨 등이 다시 나왔다. 

마늘을 다져서 넣을까 하다가 그냥 편 썰기를 해서 넣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파의 시든 부분을 제거하고 칼로 썰어서 넣었다. 

고추장 세 숟가락, 고춧가루 2T, 참기름 4T, 참치액 2T, 표고버섯 가루 3T, 조청 3T, 통깨와 나머지 매실액은 따로 빼지 않고 같이 버무려 주었다. 

잘 버무려졌다. 적당한 맛의 아삭함과 새콤함과 반찬으로도 훌륭할만한 적당한 간이 배었다. 이제 코로나 19에도 버틸 수 있는 찬 하나가 더 준비되었다. 

꽃은 2-4월에 흰색 또는 분홍색으로 피며 향기가 강한 매실나무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이기도 하다. 매실나무에서 열리는 매실은 약 80%가 과육이며, 이 중 85%가 수분, 당질이 10% 정도를 차지하는데 당질의 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해소를 돕고 칼슘을 효율적으로 장벽에 흡수시켜 칼슘 부족을 해소시키며 식중독 사고가 다발하는 여름에 먹으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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