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란...
오래간만에 멀뚱멀뚱 냉장고 속에 무엇이 들어가 있나 쳐다보았다. 식재를 사서 쟁여놓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필요한 때만 구입하고 만약 재료가 남았다면 그걸 조합해서 무얼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편이다. 작년에 매실을 사서 지인에게 주었더니 청을 담가서 주고 매실을 준 통이 보였다. 거의 10개월이라는 시간을 묵혀둔 식재료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매력이 커지는 음식들이 있다. 매실도 그렇다. 조기 숙성해서 먹을 수도 있지만 역시 시간이 지난 것에 비할바가 못된다.
양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나누어서 먹으면 또 금방 동이 난다. 냄새를 맡아보니 신선하기도 하지만 시간의 숙성으로 인해 더욱더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시 냉장고 등에서 남아 있는 식재료를 꺼내었다. 대파 한 조각, 마늘을 빼놓고 밤 고추장과 칠곡의 유명한 조청과 참기름, 고춧가루, 통깨 등이 다시 나왔다.
마늘을 다져서 넣을까 하다가 그냥 편 썰기를 해서 넣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파의 시든 부분을 제거하고 칼로 썰어서 넣었다.
고추장 세 숟가락, 고춧가루 2T, 참기름 4T, 참치액 2T, 표고버섯 가루 3T, 조청 3T, 통깨와 나머지 매실액은 따로 빼지 않고 같이 버무려 주었다.
잘 버무려졌다. 적당한 맛의 아삭함과 새콤함과 반찬으로도 훌륭할만한 적당한 간이 배었다. 이제 코로나 19에도 버틸 수 있는 찬 하나가 더 준비되었다.
꽃은 2-4월에 흰색 또는 분홍색으로 피며 향기가 강한 매실나무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이기도 하다. 매실나무에서 열리는 매실은 약 80%가 과육이며, 이 중 85%가 수분, 당질이 10% 정도를 차지하는데 당질의 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해소를 돕고 칼슘을 효율적으로 장벽에 흡수시켜 칼슘 부족을 해소시키며 식중독 사고가 다발하는 여름에 먹으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