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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22. 2020

착한 가격

손칼국수와 두부 오징어 두루치기

요즘에 대두되는 이슈는 바로 상생이 아닐까. 착한 가격, 착한 임대인 등의 이슈는 결국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에 있다. 성공이나 경제적인 것에 치우친 사회의 판단은 결국 상생보다는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만드는 사회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주로 착한 가격업소라고 하는 곳을 가는 편이다.  대부분의 착한 가격업소들을 보면 가격이 착할 뿐만이 아니라 맛도 좋은 편이다. 적당한 이윤과 함께 먹고사는 것의 기본적인 생활을 공유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장을 보러 가기 전에 지인과 배를 채우기 위해 착한 가격업소를 찾았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맛 역시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곳이어서 믿을만한 음식점이기도 하다. 둘이서 바지락 칼국수 하나와 두부 오징어 두루치기, 공깃밥을 주문했다. 양이 상당한 편이다. 이날 배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먹었다. 

비우면 채워진다고 했던가. 비워지면 계속 채워주고 비우면 다시 채워주었다. 지금 다시 보아도 두부와 양파, 호박이 들어간 이 음식은 다시 생각난다. 듬뿍듬뿍 담긴 이 맛은 착한 가격업소를 상징하는 듯하다. 

보통 슈퍼 등에서 파는 두부가 들어간 완제품 음식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두부 자체가 신선하지 않은 데다가 딱딱해서 영 치감이 좋지 않아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두부두루치기에 사용하는 두부는 순두부와 모두부의 중간지점의 적당한 식감과 푸석함이다. 

주문한 바지락 칼국수도 먹어봅니다. 바지락은 가장 저렴하면서도 많이 생산되는 조개로 칼국수나 해물탕 등에 넣어서 먹으면 바다의 내음을 제대로 전달해줘서 좋다. 예로부터 국을 끓이거나 젓갈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바지라기'라 불리던 것이 줄어 바지락이 되었다고 하는데 흔히 바닷가에 놀러 갔다가 바지락을 손수 해오기도 한다. 바지락이나 모시조개 등과 같은 바다조개는 바다에서 캐온 뒤에도 한참 동안 살아 있기 때문에 적당한 염도를 맞추어주면 저절로 모래를 토해내는데 그럼 해감이 된다. 

바지락칼국수의 국수면발을 일부 빼놓았다가 다시 오징어 두부두루치기의 양념에 묻혀서 먹어보았다. 쫄깃함속에 적당하게 양념이 배어 있어서 먹기에 그만이다.  음식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궁합이다. 남자들은 보통 한 가지 혹은 자신이 먹고 싶어 하는 것만 주문하는데 여자들은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적당한 음식의 궁합을 보면서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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