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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6. 2020

일상의 정지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주 금요일, 토요일에 집에서 조금만 나가면 있는 유흥의 거리를 조심스럽게 돌아보았다. 그래도 분위기가 이러니까 사람들이 밀집할 수 있는 그런 시설의 이용은 사람들이 적게 이용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면서 운동삼아 한 바퀴 돌아본 것이었다. 그런데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저 세상은 지금 한국이 보여주는 세상과 다른 세상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토록 미치도록 춤을 추고 싶은 것이었던 것인지 춤을 추면서 이성과 대화와 스킨십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젊음의 한 순간을 만끽하고 싶은 것인지 어찌 보면 이기주의의 극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개인적으로 생업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제외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은 상당히 제한적(물론 전에도 많지 않았지만 더 줄어들었다)으로 자제하고 있다. 1월에 처음 확진자가 생겼을 때 상시적으로 하던 실내수영을 중단하였고 나름 친한 관계를 유지하던 수련도 2주 만에 나가는 것을 중단하였다. 수련을 조심스럽게 다시 시작한다고 했지만 정부의 2주의 추가 사회적 거리 방안의 발표로 필자는 뒤로 미룬다고 말했다. 게다가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도 1월 바로 모든 해외여행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시간이 지나서 전 세계의 코로나 19를 보니 올해는 아예 여행을 생각하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 사람이 좋았던 붕타우, 마추픽추의 도시, 가우디의 나라 등등.. 다 필요 없다. 코로나 19로 인해 생명의 위협이 받는 것보다 그 매개체가 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의 정지는 모든 생명활동을 정지하라는 것이 아니다. 굳이 안 해도 되는 것이라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생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활동까지 언급하기는 힘들다. 필자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삶의 짐을 일부 져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업까지 단언해서 말할 수는 없다. 대신 그 일이 생업과 관련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상처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굳이 안 모여도 살아가는데 그렇게 상관이 없는 공간을 찾고 싶을까. 그렇게 모여서 얼마나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지 모르겠지만 때를 가렸으면 좋겠다. 


굳이 그렇게 모여서 놀아야 속시원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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