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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3. 2020

아듀, 봄

청양 장승공원의 봄꽃

조용하게 혹은 지나가듯이 2020년의 봄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잘 말하는 아듀(adieu)는 헤어질 때 하는 인사이다. 아듀(adieu)는 라틴어 아드(ad)에서 온 전치사 아(à, ~에게)와 라틴어 데우스(dĕus)에서 온 명사 디유(Dieu, 신)의 합성어로, 12세기에 생긴 말이라고 한다. 충청도 지역의 벚꽃은 대부분 흩날리듯이 잎을 떨구고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조심스럽게 간격을 유지하면서 통과하듯이 봄의 마지막을 즐기고 있었다. 봄의 벚꽃이 청양의 장승공원을 채우고 있었지만 다음 주면 이모 습도 볼 수 없을 듯하다.  

다양한 장승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청양의 장승공원은 봄이나 가을에 이곳을  찾아오는 행랑객들로 북적거리는 곳이지만 올해는 조용한 편이었다. 여행기에서 여행의 대상이 되는 공간은 그냥 주어져 있는 배경이나 그릇이 아니라 언제나 특수한 지리적 특성을 띠기 때문에 행위 주체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마다 다른 삶이 있듯이 이곳에 자리한 장승들은 크기도 다르고 생김새나 그 의미도 모두 다르다. 어떤 장승에는 글이 쓰여 있고 어떤 장승은 그냥 표정만으로 모든 것을 대신하고 있다.  

꽃놀이의 주체로 인식되는 벚꽃은 꽃차로도 마셔볼 수 있다. 벚꽃은 독성이 없고 예로부터 숙취나 식중독의 해독제로 쓰였다.  벚꽃은 심상이 화려해 파티에 어울리는 꽃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지방마다 축제를 벌여 벚꽃이 각광받았으나 지금은 조심스럽게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을 한다. 

마을의 주신인 서낭과 산신은 당집이나 산정에서 엄숙한 유교식으로 모시고, 장승제를 떠들썩하게 마을 입구에서 잡귀를 물리는 식으로 하는 것은 충청남도나 청양등에서 그 흔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많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찾아와 장승공원과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코로나 19가 만들어낸 분위기 속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벚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피는 연한 홍색 또는 거의 백색인 꽃은 많은 꽃이 방사형으로 나와서 끝마디에 하나식 붙은 산형화서로 2~5개씩 달리는데, 꽃잎이 5개인 오판화다. 고대의 남근숭배(男根崇拜)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사찰의 토지 경계 표시에서 나온 것이라는 장생고표지설(長生庫標識說), 솟대·선돌·서낭당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고유 민속 기원설의 장승이 있는 공원의 봄은 내년을 기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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