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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6. 2020

봄. 봄. 봄.

괴산  수옥폭포와 조령산

봄이 왔다. 선거도 끝이 났고 총선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방역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과거에 비해 무척이나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투표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소동 없이 총선을 모두 치렀다. 조금은 편하게 봄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왔다. 이제 곡우가 며칠 남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이는 곳만 아니라면 조금은 편하게 봄을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수옥정 휴게소에서 수옥 수목원, 수옥폭포, 수옥정 저수지와 조령산 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길은 괴산의 봄 절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주에 지인과 찾은 괴산은 늦게 벚꽃나무가 핀 덕분에 도심에서 볼 수 없었던 벚꽃 절경을 만나볼 수 있었다.  

괴산도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꽃잎을 계곡의 폭포에 흩뿌리고 있었다. 봄에 만나는 가녀린 봄비이자 아쉬운 발걸음이기도 하다. 

보통은 사람들이 대부분 쉬는 주말에 많이 나오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봄을 만나는 것도 시간차로 와보는 것이 더 편해진 듯하다. 사람들이 몰리지 않게 시간을 적절하게 배치해서 여행지를 다니는 것도 좋은 대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수영장을 안간지가 오래되어서 그런지 물만 보면 들어가고 싶어 진다. 그렇지만 아직 물은 차가웠고 갈아입을 옷도 마땅치 않았기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바위에 앉아서  끊임없이 흘러내려오는 수옥폭포의 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상당히 큰 소리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리가 적당한 리듬감이 있으면서 소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옛사람들이 폭포 아래에서 득도를 했던 모양이다.  괴산의 산막이 옛길에는 산책로 4km, 스토리텔링 26개소, 등산로 2코스, 유람선 4척, 편의시설 18개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수옥폭포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소리를 들으면 잠시의 득도를 한 다음 조령산으로 걸어서 올라가 본다.  조령산과 신선봉의 안부에 해당하는 조령은 문경새재·새재라고도 부른다. 보통 문경 쪽에서 넘어가는 것을 문경새재라고 많이 생각하는데 괴산에서 넘어가는 길목도 문경새재다. 

이곳 박달나무로 만든 홍두깨가 전국으로 판매되었을 때도 있는데 조령산에는 박달나무가 많아 박달재라고도 부르기도 했다. 조령산 자연휴양림은 코로나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임시휴관을 실시하고 있는데 임시 휴관 기관동안 조령산 자연휴양림의 숲 속의 집, 복합 휴양관 등의 숙박시설뿐만 아니라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이용을 제한하나 연풍새재 옛길은 이용할 수 있다.

곳곳에 글이 있고  암행어사 박문사가 남겼다는 흔적들도 있다.  조령산에 이르는 구간은 고봉이 연속되나 조령산을 지나면서 산들이 차차 낮아져 속리산에 이르는데 지인이 영동이 어디냐고 묻기에 영동 역시 괴산에서 이어지는 속리산에 걸쳐진다고 말해주었다.  

조령산에는 1708년(숙종 34)에 길이 6척, 너비 4척, 두께 2척 되는 돌로 둘레 18,509보의 산성을 쌓았는데 현재 200m가량 남아 있다. 조령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멋스러운 오래된 소나무가 마치 우산을 펼치듯 사방에 가지를 드리우고 있다.  조선 시대 영남 지방에서 한양까지 가려면 추풍령, 문경새재, 죽령 중 한 곳을 넘어야 했는데 선비들은 왜 문경새재를 고집했을까. 떠도는 이야기였지만 선비들 사이에서 추풍령은 나뭇잎처럼 떨어지고, 죽령은 대나무처럼 미끄러진다는 소문이 있었기에 이 길을 고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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