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엔딩

도달하기 위한 여정의 초평호

사람은 태어나면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내면에 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하나씩 하나씩 깨면서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며 어떤 사람들은 그 길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하기도 하지만 그냥 머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초평호는 그 주변으로 벚꽃나무가 빼곡하게 심어져 있어서 벚꽃을 만나기에 좋은 곳이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봄 쓰루를 하듯이 지나쳐가는 것이 가장 마음이 편하다.

MG0A0648_resize.JPG

초평호는 겨울에 와본 적은 있었지만 벚꽃이 피는 봄에는 처음 찾아와 보았다. 벚꽃엔딩에 어울리는 여행지이며 자신만의 여정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MG0A0650_resize.JPG

초평호는 차로 드라이브하면서 봄을 만끽하면서 지나갈 수 있지만 행랑객들이 모이는 나들이 장소인 문백면 농다리와 인근 초평호 둘레길인 초롱길을 폐쇄했는데 이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끝날 때까지라고 한다.

MG0A0654_resize.JPG

초평호 둘레길은 차로 가도 한참을 가기 때문에 사람과 마주치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얼굴에 은근하게 맑은 물과 먼 산의 기색을 띤 사람과는 더불어 고상하고 우아한 운치를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초평호는 그런 모습의 여행지이지 않을까.

MG0A0658_resize.JPG

진천까지 가는 길에는 벚꽃뿐만이 아니라 복사꽃도 볼 수 있었다. 지인이 봄바람에 웃는 진홍빛의 꽃이 무엇이냐고 묻자 복숭아나무에 피는 복사꽃이라고 말해주었다. 아련하게 피어 있는 복사꽃을 꿈에서 본 안평대군은 꿈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안견에게 그림을 부탁하였다. 안견은 자신이 화가의 길을 걷는데 아낌없이 지원했던 안평대군을 위해 그림을 그려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몽유도원도다. 즉 꿈속에서 거닐던 복숭아나무가 많은 정원을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다.

MG0A0659_resize.JPG
MG0A0661_resize.JPG

초평호의 한가운데 떠 있는 섬 같은 곳에는 마치 안평대군이 꿈꾸었던 그런 곳처럼 보인다. 멀리서도 벚꽃이 한가득 피어있는 것이 보인다. 오늘 집에 가면 벚꽃이 피어 있는 곳에서 연인과 함께 걸어가는 꿈을 꿀 수 있을 듯하다.

MG0A0664_resize.JPG


MG0A0666_resize.JPG

봄꽃의 아름다운 풍경이 지나가고 가정의 달이라는 5월이 오겠지만 가족단위로 조용하게 지낼 듯하다. 엔딩은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에서는 한 어부가 고기를 잡다 길을 잃었는데 복숭아꽃으로 덮인 환상적인 마을 무릉도원이 나온다. 우리 어릴 적 본 산야와 벚꽃이 핀 초평호 같은 고향이 바로 낙원이 아닌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근대와 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