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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6. 2020

근대와 현대

대전 구도심의 중심, 다리

불과 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전의 중심은 목척교가 놓인 공간에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앙데파트가 있던 곳에서 만났으며 수많은 연인들도 사랑의 오작교를 그곳에서 이어나갔다.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대표적인 구조물은 바로 다리다. 오래전에는 천이 흘러가는 곳을 덮어서 건물을 세울 만큼 중동은 금싸라기 땅이었다. 지금은 도시재생의 공간이자 생태하천의 복원으로  계속 바뀌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근대를 거치면서 대전역을 중심으로  중동과 은행동은 핵심 상권으로 부상하였다. 

간격이 짧게 다리가 놓여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빈번하게 공간과 공간을 오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목척교를 중심으로 은행교, 중교, 대흥교와 새로 만들어진 다리까지 놓여 있는 중동을 돌아본다. 30년 사이에 대전은 격변이라고 할 정도로 큰 변화를 보였다. 자연스럽게 구도심은 쇠퇴하였고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생태하천의 복원과 더불어 오래된 다리를 새롭게 하면서 대전의 근대역사를 찾는 사람들을 이어주고 있었다. 

목교나 석교는 고대부터 많이 조성되었으며, 강철로 만든 강교는 길고 큰 교량(長大橋梁)에 주로 이용된다. 교량은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하여 하천 공사 및 도로 공사와 함께 가설되었는데, 강의 수위를 측정하는 데도 이용되기도 한다. 

근대문화유산은 도시재생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자산이다. 목척교를 중심으로 주요 건축물이 근대문화유산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건물로 옛 충남도청이 자리했던 곳이기도 하다.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다리를 우리는 의식하면서 건너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자연스럽게 거기에 놓여  있으니 건너갈 뿐이고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징검다리를 이용해 건너가기도 한다.  

사람은 계곡이나 작은 하천에 흩어져 있는 징검돌(飛石)을 발판으로 하여 건너간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기도  하다. 이 징검돌이 오늘날의 교각이 되고, 넘어진 나무는 구형(構桁)이 되어 오늘날의 다리의 모습으로 자리했다. 

복원된 지금의 모습은 아마도 오래전에 다리가 놓이기 전의 모습에 가까울 것이다. 도시재생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오래된 것을 모두 지워버리고 새롭게 만들기만 했던 우리는 과거의 자산의 소중함을 간과해왔다. 

사람에게도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가 필요하듯이 사람이 살아가고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리가 필요하다. 대전시가 원도심 활성화라는 첫 삽으로 중앙데파트의 철거에 들어갔다. 2008년 10월 8일 오후 4시 50분에 폭파될 운명의 중앙데파트는 74년 9월 10일에 준공되고 76년 6월 4일에 등기된 30년이 넘는 대전의 상징 중 하나였다. 중앙데파트가 철거되면 11월 초까지 철거 잔재물과 주변의 복개구조물도 완전히 제거되었다. 이어 2009년에는 건너편 홍명상가마저 철거된 된 뒤 목척교 복원 등 본격적인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추진된 후 10년이 넘게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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