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pr 26. 2020

사랑꾼

궁남지에 피어나는 사랑

사람들은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이루어낸 사랑이야기를 좋아한다. 사랑에 대한 가치나 의미가 퇴색되어가고 오히려 더 인색해지는 시기에 가슴 따뜻해지는 사랑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 사람이 아닐까. 보통 수학에서 언급되는 상수는 연산에서 변하지 않는 양이나 한 가지 값만을 가진 변수다. 즉 변하지 않아서 예측이 가능하지만 사랑에 있어서 상수는 통제가 가능하지 않다. 상시 변하는 마음이 사랑의 상수라는 생각이 든다. 

야외의 트인 곳에서의 사회적 거리는 지켜질 수 있어서 전국적으로 휴양림이나 이런 궁남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궁남지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궁남지는 연꽃이 상징이지만 그보다도 먼저 피어나는 버드나무의 흩날림이 마치 사랑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하다. 

인과 연에 의해 사람이 연결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사랑하고 이어진다.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인연은 어딘가에서 생기고 만들어진다. 궁남지를 자주 오는 편이지만 한 번도 똑같은 길로 걸어가 본 적이 없다. 수많은 궁남지의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가는 대로 가본다.  

아직 연꽃이 피어나지는 않았지만 한 여름에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나기 위해 한참 궁남지의 바닥을 청소하고 있었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가 있는 여름을 편하게 만나볼 수  있을까. 

해외여행도 좋지만 이젠 국내의 아름다운 곳을 찾아가는 여행이 더 활성화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관광공사 야간관광 100선에 궁남지가 들어갔다. 야간관광 100선 선정은 침체된 관광산업 회복과 체류시간 증대를 통해 숙박을 유도하는 스테이형 관광 아이템을 활용하여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처음으로 추진하는 신규 핵심사업이다. 


서동이 무왕이 되어 백제의 마지막 부흥을 이끈 데에는 사랑의 힘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비궁의 중수나 왕흥사·미륵사의 창건 같은 대규모 역사가 시행될 정도로 전제 왕권이 강화하고 궁남지와 같은 왕궁의 연못을 만들 수 있는 데에는 안정적인 환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날이 좋을 때에도 좋지 않을 때에도 궁남지는 부여에 오면 꼭 한 번씩 들러봐도 좋은 곳이다. 

사랑꾼은 서동과 같은 남자에게 어울리는 표현이다. 여자는 남자를 통해 빛날 수 있으며 남자는 여자를 통해 자신의 존재가 증명이 된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같은 마음을 가질 수는 있다. 


By. P.S.Y.

매거진의 이전글 19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