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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1. 2020

바지락죽

김제와 부안의 맛

어느 곳에 가도 비슷한 맛을 먹을 수 있다면 우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역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음식점은 다른 곳에서 먹을 수 없는 그런 맛을 선사한다. 물론 많이 유명해져서 분점을 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지양해야 될 일이다. 필자에게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 것이 있다. 지역의 맛집은 어떻게 찾아서 가느냐라는 질문이다. 음식을 좋아하고 맛집을 잘 찾아다니다 보니 아무리 포장을 해도 그 속에 맛의 본질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 심지어 계획 없이 지역을 갔다가도 잘 찾는다. 운전 때문에 찾을 여력이 없을 경우는 함께 간 지인이 찾는 곳으로 그냥 간다. 

김제와 부안은 같은 바다를 공유하고 있어서 그런지 바지락이나 백합으로 만든 죽을 내놓는 맛집들이 여러 곳 있다. 부안은 주로 백합죽을 내놓고 김제는 바지락죽을 내놓는 곳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가격대가 약간 있기는 하지만 반찬도 정갈한 편이고 맛도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은 한 음식점을 찾았다.  우리 바다에 터를 내린 조개는 약 500여 종류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그중 가장 대중적인 조개는 바지락이다. 

바지락은 모래 바닥에 껍데기를 포함해서 몸통 전체를 묻고 없는 듯이 살아가는 특성이 있다.  시원한 국물 맛과 함께 바다의 향을 생각하면 가성비 갑의 조개이며 키조개같이 대형 조개도 있지만 바지락만 한 것이 있을까. 

바지락과 각종 야채, 쌀을 잘 불려서 만든 바지락죽이 한 그릇 나왔다. 죽은 금방 속이 비기 때문에 허탈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맛은 좋다. 바지락은 이동이 적어서 갯벌에서 캐서 채취하기가 편하다. 갯벌체험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조개도 바지락이다. 

한 끼의 건강한 식사가 필요한 계절이며 시간이다. 여름이 되기 전에 몸을 채울 수 있는 에너지를 차곡차곡 채워 넣고 적당한 운동으로 몸을 만들어놓지 않으면 조금 힘겹게 넘어갈 수도 있다.  4월~5월까지 제철인 바지락은 철분과 아연을 함유하고 있어 노약자나 어린이, 임산부의 영양식으로 좋다. 바지락에는 철분과 철분 흡수를 돕는 구리도 많아 빈혈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하니 한 끼 식사로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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